외국 은행들 ‘한국 돈 빼가기?’… 씨티·SC제일, 고배당 파티

외국계 은행, 건전성 규제 강화 앞두고 이자수익으로 배당성향 확대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외국계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기 늘어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은행의 연이은 파산 사태 여파로 올해 2분기 이후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30일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금을 732억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2020년 24.7%에서 50.5%까지 늘렸다. 2021년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도 최근 16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800억원)보다 100% 증가한 수치다. 배당성향은 41%로 전년(62.6%) 대비 감소했지만 2020년(19.1%)에 비해선 크게 증가했다. 두 은행의 배당금은 대부분 해외 본사로 보내진다.

외국계 은행의 배당 확대 배경에는 지난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급증이 있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901억원으로 전년(1279억원)의 3배 이상이다. 비이자이익이 24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감소했지만 이자이익이 1조2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비이자수익은 48.2% 감소했지만 이자수익이 7.3% 증가했다.

비슷한 수익구조를 가진 국내 4대 민간 금융지주사와는 대비된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25%대로 2년 전에 비해 4.5%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이자 장사 논란 및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배당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자본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당 확대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논의 결과 2~3분기 중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신용팽창기에 자본을 최대 2.5% 추가 적립하고,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 자본 적립 의무를 완화하는 제도다. 손실흡수 능력을 검증해 미흡한 평가를 받은 은행에 자본 확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부과 방안도 논의됐다. 건전성 관리 규제를 강화할수록 배당확대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두 외국계 은행은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자본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총자본비율은 각각 20.72%, 17.83%로 국내 20개 은행 평균(15.99%)를 웃돌았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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