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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독교인 ‘반동분자’로 교육… 성경 소지로 처벌

통일부 ‘2023 북한인권보고서’
북한의 지하교회 존재 확인, 선전용 종교기구 실상 드러나

통일부가 지난 31일 7년 만에 발표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의 충격적인 인권 실태를 다루고 있다. 2002년부터 세계 기독교 최대 박해국가로 꼽히는 북한에서는 성경을 소지만 해도 과중한 처벌을 받고 기독교를 전파할 경우 사형 등 극심한 형벌을 받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그루터기 신앙 공동체인 지하교회의 존재와 당국이 선전용으로 만든 칠골교회 등의 실상이 드러났다. 북한이 사이비 종교단체와 미신 행위를 주체사상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처벌 수위를 높인 정황도 확인됐다.

그루터기 신자공동체 ‘지하교회’의 존재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장면. 북한선교단체인 모퉁이돌선교회가 2018년 제공한 사진이다.

통일부는 2017년 이후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북한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생명 박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기독교를 탄압하는 이유는 기독교의 유일신 사상이 수령 우상화 정책과 주체사상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종교 교육을 통해 기독교를 접했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나왔다. 당국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을 ‘반동분자’라고 교육하며 성경을 소지한 사람을 보면 신고하라고 지시했다.

보고서에서는 그동안 선교단체들이 주장한 북한의 그루터기 공동체인 ‘지하교회’가 현존하며 최근 평양에서도 지하교회가 활동한 정황이 드러난다. 보고서는 2017년 함경북도에 있는 12명의 성도가 선교 행위로 처벌을 받았는데 이들 중 2명은 정치범수용소에 갇혔고 나머지 10명은 노동교화형, 노동단련형을 받았다고 했다. 2019년 평양의 지하교회 성도 중 5명은 공개 처형됐다.

김경복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은 2일 “한국 정부가 그동안 시민·선교 단체들이 (북한의 인권 실상을 공개하라고) 제기한 부분을 수용한 것은 이들의 주장에 신뢰감을 더하게 한다”며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보다 보편화시킨다는 점에서 북한 사역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관지 북녘교회연구원장은 “평양은 북한이 공산화되기 전 제2의 예루살렘으로 불린 곳으로 특별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며 “보고서를 통해 지하교회가 수도 평양까지 확산한 것을 알 수 있다. 지하교회의 숫자가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전용’교회이지만 “성령의 역사” 주장도

평양에 있는 칠골교회 전경.국민일보DB

북한의 칠골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한 증언도 보고서에 담겼다. 탈북민들은 평양시에 교회와 성당이 있지만 외국인들만 접근할 수 있으며, 평소에 교회 문이 열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일종의 ‘선전용’ 교회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요셉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상임대표는 “봉수교회 칠골교회 등의 예배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전시용 시설임에도 성령의 역사가 있고 이곳의 예배를 통해 변화된 사람들이 있었다는 증언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2019년 하노이회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의 영향으로 한국교회와 북한 종교기구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유 원장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조그련은 매년 광복절에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는데 2019년부터 사실상 교류가 끊겼다”며 “조그련이 북한 종교기구라 할지라도 어쨌든 북한 교회와의 연결 고리인 만큼 소통 채널이 복원돼야 한다”고 전했다.

“죽은 시신 부활” 사이비 집단도 활개

북한 당국은 미신 행위를 주체사상에 반한다는 이유로 2015년 형법 개정한 후부터 처벌 강도를 높였다. 미신 행위를 한 이들과 죽은 시신이 부활한다며 사람들을 현혹한 사이비집단 교주 등이 사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선교단체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일에 한국교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상임대표는 “북한 인권을 공론화할 수록 북한의 인권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들이 예수님을 믿는 것 때문에 총살 당하며 고난 받는 것에 대해 침묵해선 안 된다. 선한 사마리아의 마음으로 인권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도 “북한 성도들의 박해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간절히 기도할 뿐 아니라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그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 성도들을 격려하고 신앙으로 더욱 무장시키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하나님이 열어두신 문을 통해 성경을 전달하고 탈북민들을 돌보며 방송 사역으로 지하교회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일에 중단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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