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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갤러리’ 폐쇄 요청 거부한 디시 “성인인증 검토”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가 지난 16일 10대 여고생 투신 생중계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우울증갤러리’ 를 임시 폐쇄해달라는 경찰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디시인사이드는 갤러리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와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 등을 거부 이유로 제시하며 대신 미성년자 이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경찰의) 임시 폐쇄 요청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며 “우울증 갤러리에서 당분간 성인인증한 이용자만 게시물을 쓸 수 있게 하여 미성년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도 내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디시인사이드는 임시 폐쇄 요청 거부 결정에 대해 “갤러리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는데 갤러리를 폐쇄할 경우 정상적인 이용자들이 본인이 저작권을 가진 게시물 열람을 하지 못하는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의 운영 경험상 갤러리 폐쇄 시 기존 이용자들이 타 갤러리들로 퍼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며, 폐쇄에 대한 반발 심리로 더 많은 2차 가해성 게시물을 올리는 등 문제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사는 2차 가해 영상 또는 게시물이 등록, 확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과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있고, 사고 관련 영상을 비롯하여 피해자 및 관련자에 대한 정보 게시글이 유포되지 않도록 이용자들에게도 당부하는 공지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여전히 모방 행위와 고인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디시인사이드의 결정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해당 갤러리가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고 성 착취 등 또 다른 범죄의 통로로 이용된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게시판 이용자들조차 모니터링만으로는 피해 예방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입장문에는 “대책이 이게 전부인가” “게시판 폐쇄가 필요하다” “모니터링 하기 전에 게시물이 노출된다” 는 등의 댓글이 달린 상태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6일 10대 여학생 A씨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직후 디시인사이드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8일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 임시 폐쇄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일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관련 영상이 빠르게 유포되는 것을 확인하고 게시물 삭제 요청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갤러리에서 고인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지고 모방 우려가 있어 임시 폐쇄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경찰 측 요청에 따라 우울증갤러리 게시판 임시 차단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절차에 시간이 걸려 즉각적인 확산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 삭제 안건이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올라가면 심의위원들은 해당 게시판과 게시글 삭제에 대해 논의 후 삭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의 의결 전까지는 게시판을 통한 관련 영상 유포를 막을 수단이 없는 셈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심위는 소위 의결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사업자에게 사전 조치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게시판 임시 폐쇄는) 사업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SNS 라이브를 지켜보던 네티즌이 경찰에 문자 신고를 한 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16일 강남구 역삼동 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진 10대 A양은 자신의 투신 상황을 인스타그램 실시간 방송으로 내보냈고, 이를 수십명이 시청했다.

경찰은 A양 사망 이튿날인 지난 17일 A양과 극단 선택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A양과 관계, 사건 당일 행적 등을 조사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사건과 ‘우울증 갤러리’에서 파생된 모임인 ‘신대방팸’과의 관련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방팸은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일부가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 2020년 말부터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근거지로 삼아 숙식을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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