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자금난에 손 묶인 한전…상반기 채용 사실상 ‘아웃’?

매년 3~4월 냈던 상반기 채용 실종
지난해 32조 돌파한 적자에 ‘불똥’
자구책 마련·구조조정 계획 수립 우선


한국전력공사가 5월이 되도록 정규직 채용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인력 감축 요구와 한전의 ‘최악 적자난’이 맞물린 탓이다. 경우에 따라 상반기 채용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상반기 대졸 수준 신입사원 공개채용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관련 부처와 구체적인 채용 인원을 논의 중”이라며 “자구책 마련 및 전기요금 인상 문제가 해결돼야 정상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이 늦어졌던 2020년 상반기를 제외하면 매년 3월에서 4월 사이 공고를 내고 신입 공채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공고는커녕 매년 초 발표하던 당해 채용계획조차 아직 내놓지 못한 상태다. 채용 인원을 명확하게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정책과 한전의 극심한 경영 적자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전국의 공공기관 정원을 1만2442명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도 이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정원 496명을 감축하게 됐다. 신규 직원 채용도 이 같은 구조조정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체적인 감축 계획이 나와야 채용 인원도 확정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3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한전의 재무 상황이 발목을 잡는다. 전기요금 인상 논의 과정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한전에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자구책 마련에 따른 조직 통폐합과 전기요금 인상을 우선 해결해야 본격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이대로는 상반기 내에 공고를 내고 채용을 진행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설령 상반기에 채용이 진행되더라도 규모는 종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19년 1153명에 이르렀던 한전의 대졸 일반 공채 인원은 2020년 830명으로 줄더니 이듬해 514명, 지난해 319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구조조정과 적자난이 한층 심화한 올해는 그 규모가 한층 축소될 전망이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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