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영업”… 체육관 관장 수상한 촉감놀이, 그후

대구의 한 권투 체육관 관장이 초등학생 제자를 체육관 구석에 몰며 바지를 벗기려고 하고 있다. JTBC 보도화면 캡처

대구의 한 체육관 관장이 권투를 배우러 온 초등학생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피해 아이의 아버지가 원통함을 토로했다. 그는 가해자인 관장이 향후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25일 온라인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를 입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의 아버지 A씨는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 복싱관장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 부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가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겠느냐”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가 글을 올린 날 대구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복싱장 관장 20대 남성 B씨가 지난 18일 구속됐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복싱장에서 초등학교 4학년생 남아를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저희 아이는 자신감이 부족해 자기 몸을 지키는 방법을 찾고자 2021년 9월부터 집 근처 복싱장에 운동하러 다녔다”며 “열심히 하더니 올해 3월 운동을 하러 가기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아이가 처음에는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관장님이 바지를 벗겨서’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처음에는 운동 중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 아이에게 ‘바지만 벗겼어?’라고 물어보니 ‘팬티까지 내려갔어’라는 말을 듣게 됐다”면서 “아이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해서 관장에게 전화로 사실 확인을 하니 얼버무리며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그냥 죄송하다고만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통화 이후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관장님이 한 행동은 아동성추행이다, 그냥 죄송하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체육관 내부 CCTV 영상을 요구했다. 거부하면 경찰 입회하에 확인하겠다고도 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와 체육관 관장이 나눈 문자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B씨에게 받은 CCTV 영상에는 B씨가 체육관 구석에서 몸을 피하는 아이의 바지를 잡고 강제로 끌어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는 무릎까지 내려간 바지를 꼭 잡고 버텼지만, 관장은 아이를 눕히려고 수차례 어깨와 가슴을 눌렀다. 아이의 진술로 관장이 “누워”라고 말한 사실까지 확인한 A씨는 다음 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 이후 성폭력 피해자 지원 시설인 해바라기센터의 조사 과정에서 아이의 충격적인 진술이 더 나왔다. 아이는 관장이 자신의 바지를 벗긴 적이 여러 번 있었고, ‘촉감놀이를 하자’며 아이를 화장실로 데려가 마스크로 아이 눈을 가리고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일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아이가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극도의 불안함과 우울 증상으로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더라”면서 “해당 복싱장이 (집에서) 불과 1분 거리여서 (아이는) 해가 진 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관장이 본인과 가족을 찾아와 보복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B씨의) 구속 사실을 전달받은 뒤 아이에게도 ‘이제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얘기해 줬지만 아이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체육관 건물의 간판을 먼저 살핀다. 꺼지지 않은 간판을 확인하고 ‘엄마 제발 저 간판 좀 꺼줘’라고 한 적도 있다”며 “아이가 받은 상처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호소했다.

A씨는 특히 “키즈 복싱으로 기관을 홍보했기에 (해당 복싱장이) 당연히 어린이 기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나라에서도 영업을 제지할 수 없다고 한다”며 “관장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는가”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일정 기간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해당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체육관은 아동 관련 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경우 해당 범죄자에게는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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