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불안에… 수산물 ‘사재기’ 조짐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에서 24일 판매 중인 생선. 이 항구는 일본 정부가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정도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면서 수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수 방류 전에 수산물 ‘사재기’를 고려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각종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정부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점은 이르면 7월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사용된 물이다.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한 뒤 바닷물로 희석해서 배출하겠다고 하지만 오염수에는 각종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어 수산물 오염이 불가피하다는 불안이 크다.

소비자들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은 커지고 있다. 방류 전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불안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부 소비자는 김, 미역, 소금 등을 미리 구매할 생각도 한다. 3살 아이를 키우는 서모(34)씨는 “아이가 김 없으면 밥도 잘 안 먹는데 김도 마음대로 못 먹일 것 같다.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소식이 나오면 김에 소금과 미역을 미리 사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는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참치 통조림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동원그룹은 올해 초부터 원재료 및 완제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 항목을 두 배 늘렸다.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였던 검사 주기도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늘렸다. 동원 관계자는 “동원참치는 남태평양에서 어획하지만 소비자 신뢰가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 초부터 기준을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소금을 사용해 고추장, 된장 등을 만드는 대상은 국산 소금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육지에서 캐내는 ‘암염’이나 호수염을 대체재로 사용하거나 유럽권 수산물을 수입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수산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확산하면 생선, 조개 등 어패류는 물론 관련 상품군의 매출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마트·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난 2011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 수산물 담당자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일본과 멀리 떨어진 노르웨이 등 청정 지역 수산물을 중심으로 수입할 것”이라고 했다. 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방류 시 다른 지역 수입산으로 상품군을 대체하려고 준비 중이다.

수협은 지난달 지역별 조합장협의회장과 수산단체가 참여하는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산물 안전관리 체계 강화에 나섰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기관 지정을 위한 기준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소비자 불안이 수산물 소비급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감이 들지 않도록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수산물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