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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생각에 울컥… 신유빈-전지희, 완주 끝에 銀 쾌거 [세계탁구선수권]

한국 탁구대표팀 신유빈-전지희가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한국 탁구 여자대표팀 전지희-신유빈이 36년 만에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전 부상 기권으로 단 한 게임도 뛰지 못한 채 하차했던 두 사람은 이번 대회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메달까지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남자 복식에서 은·동메달, 여자복식에서 은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전지희-신유빈(세계랭킹 12위)은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첸멍-왕이디 조(세계랭킹 7위)에 0대 3(8-11 7-11 10-12)으로 패했다.

전지희-신유빈은 중국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매 게임 접전을 펼쳤지만, 후반부 뒷심이 아쉬웠다. 경기 시작 후 3-3까지 세 번의 동점이 나오며 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이후 7점을 연달아 내주며 3-10이 상대의 게임포인트 상황이 됐다.

한 점만 내주면 게임이 끝나는 상황에서 전지희-신유빈은 포기않고 추격했다. 전지희가 넘긴 공이 네트에 걸린 뒤 상대 테이블에 떨어지는 행운의 득점을 시작으로 연속 5득점으로 8-10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전지희가 수비한 공이 높이 뜬 채로 아웃되면서 첫 게임을 내줬다.

신유빈-전지희가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전지희-신유빈은 다음 게임을 4-1로 앞서며 달아나다 4-3으로 추격당했다. 전지희가 반박자 빠른 기습공격으로 상대 구석을 공략하며 한 점을 내고, 긴 랠리 끝에 기막힌 드라이브 공격을 성공시키며 6-3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7연속 실점을 하며 6-10 게임포인트를 내줬고 한점만 만회한 뒤 2게임도 내줬다.

벼랑 끝에서 전지희-신유빈은 마지막까지 힘을 짜냈다. 3-4로 뒤지던 상황에서 신유빈의 득점과 상대의 연이은 범실로 7-4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지희의 공격이 연이어 실패하고 첸멍의 공격이 테이블 끄트머리에 꽂히며 7-7 동점이 됐다.

이후 9-9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다 신유빈이 네트 위로 살짝 넘긴 공을 왕이디가 멀리 내보내며 10-9 게임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하지만 전지희의 공격이 높이 뜨며 10-10 듀스가 됐고, 랠리 끝에 상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매치포인트를 내줬다. 신유빈의 마지막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전지희-신유빈은 1987년 양영자-현정화 이후 36년 만의 여자복식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2011년 김경아-박미영 동메달 이후 12년 만의 메달 획득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 선수는 2년 전의 아쉬움도 완전히 털어냈다. 2021년 미국 휴스턴 대회에서도 여자복식에 함께 나섰지만, 신유빈의 손목 골절 부상이 심해지면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기권했다. 이후 신유빈은 두 차례 수술과 재활을 거치며 부활했고, 전지희와 함께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세계선수권 대회 완주 소감을 묻자 신유빈은 감정에 북받친 듯 “재작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부상을 당했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전지희가 “괜찮아. 그걸 통해 이런 날도 오잖아”라며 달랬다. 마음을 추스른 신유빈은 “언니가 옆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며 “저희가 이렇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은데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덕분에 행복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신유빈은 손목 진통으로 소염제를 맞으며 대회를 치렀고, 전지희 역시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은 안고 있었다. 전지희는 “서로 완전한 몸상태는 아니었다”며 “주사를 맞으면 쉬어야 하는데, 세계선수권이 있기 때문에”라고 전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탁구의 미래임을 입증했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지금 한국 여자탁구의 다른 길을 새로 만드는 느낌이다”라며 “전 국민이 기대하시고 (신유빈의) 책임감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오는 9월 평창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항저우아시안게임, 내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과 2024 파리올림픽까지 굵직한 탁구대회가 연달아 예정돼있다.

오는 9월 평창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항저우아시안게임, 내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과 2024 파리올림픽까지 굵직한 탁구대회가 연달아 예정돼있다.

전지희는 “올림픽 챔피언, 세계대회 챔피언보다 부족한 점이 뭔지 찾아서 연습을 착실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유빈도 “언니랑 또 아시안게임을 나가는데 이번에 중국 선수들과 해봤으니 좀 더 분석하고 언니랑 호흡 맞춰서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장우진-임종훈, 이상수-조대성 조가 남자복식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며 총 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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