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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매카시 부채한도 협상 원칙적 합의…강경파 설득 숙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한 연방정부 부채한도(31조4000억 달러)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양측은 정부지출을 줄이는 대신 부채한도를 인상하기로 했다. 지도부 간 ‘원칙적 합의’로 양측은 자당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는 일이 남았다.

매카시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오후 9시 10분쯤 미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몇 주간의 협상 끝에 바이든 대통령과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미국 국민에게 가치 있는 원칙적 합의라 믿는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통화 끝에 이를 결정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저녁 관련 내용을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브리핑하고, 백악관과 구체적인 문구 등 세부 내용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매카시 의장은 부채한도 인상 합의문은 28일 의원들에게 제공하고, 하원은 6월 1일 본회의에 올려 이를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내일 오후 백악관과 다시 통화한 뒤 법안 본문을 정리하는 등 법안 작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양측이 2024 회계연도 비국방 부문 예산의 재량지출 규모를 2023년 수준으로 제한하고, 이듬해에는 1%만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NBC뉴스도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연방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부채한도를 인상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화당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측은 저소득층 푸드스탬프(식량 보조 프로그램) 등 연방정부 복지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 강화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그동안 내년 회계연도에 재량지출을 8% 삭감하고, 매해 1%씩만 인상하는 안을 제시해 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2024 회계연도 지출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듬해 1% 인상을 제안했다. 공화당은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 수급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국세청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양측은 잠정 합의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수 있도록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로이터는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과 민주당의 진보 색채 의원들의 반대를 극복하려면 충분한 온건파 의원들이 타협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NN도 “원칙적 합의로 향후 여러 단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공화당 강경 보수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댄 비숍 의원은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일부도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매카시 의장은 하원의 법안 처리를 위한 ‘72시간 숙려 규정’도 엄격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28일까지 법안이 제출되지 않으면 1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사라지는 셈이다. 미 재무부는 전날 디폴트 발생 시한을 다음 달 5일로 수정해 여유가 생겼지만,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할 경우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악관은 28일 오후 5시 화상 회의를 열어 민주당 의원들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브리핑하기로 했다고 NBC뉴스가 보도했다.

양측 대화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두고 급진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상황이 좋아 보인다.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양측 협상가들은 이날 새벽 2시 30분까지 논의를 지속했다고 한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오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협상) 진전을 봐왔고, 오래전에 느꼈던 것보다 지금 타결에 더 가까이 있다고 느낀다”며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재무부가 제시한 다음 달 5일 디폴트 시점 이전에 타결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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