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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태풍 할퀸 괌, 韓관광객 3400명 발동동…“약도 못 구해”

‘슈퍼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령 괌 투몬만 근처에 널려 있다. AFP연합뉴스

태평양 섬 괌을 찾았다 ‘슈퍼 태풍’ 마와르로 발이 묶인 한국인 3400여명이 단전, 비상약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객들은 오는 29일 괌 국제공항이 운영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귀국하지 못한 괌 체류 한국인 관광객들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괌에 체류 중인 이세라(38)씨는 “(괌 중부 데데도 지역에 있는) 마이크로네시아몰만 문을 열어 이곳으로 한인들이 몰렸다”며 “사람들이 대체로 쇼핑몰에서 충전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호텔에서는 아직 전기, 물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투숙객들이 옆에 있는 호텔 로비에 와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쉬었지만 사람이 많아져 호텔 측에서 이를 막은 상태”라고 전했다.

단전으로 냉장고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음식이 상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전날 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분들이 장염에 많이 걸린 것 같다”며 “오픈채팅방에서 약을 구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우려했다.

일부 여행객은 현지 한인이 제공한 숙소에 머물고 있다. 괌에 43년째 거주 중인 현지 한국여성회 회장 켈리박(55)씨는 “주하갓냐 출장소에 연락해 숙박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며 “질병으로 몸이 불편한 한 분이 머물고 싶다고 해 며칠간 함께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주유 대란’도 이어지고 있다. 괌 관광청은 28일 섬에 있는 주요 휘발유,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업체에 연료 공급이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이를 호텔 업계에 안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유가 가능한 업체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씨는 “주유하려는 차들이 거의 동네 한 바퀴를 둘러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줄이 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40년 넘게 괌에 살았지만 이번이 역대급이었다”며 “태풍으로 거리에 있는 나무들이 다 뽑히고 쓰러져 멀리 있는 바다가 다 잘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4등급(카테고리 4)으로 분류되는 ‘슈퍼 태풍’ 마와르는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했다. 시속 240㎞가 넘는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져 전기가 끊기고 상하수도 가동이 중단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데데도 지역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원격 지상 터미널도 상당한 피해를 봤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레이더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설치됐던 대형 레이돔 3개 중 2개가 파손됐으며 주변에는 그 잔해가 널려 있었다.

괌 국제공항은 29일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행객들은 문자 메시지로 이 같은 사항을 안내 받고 비행기를 예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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