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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술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대선 승리

99% 개표중 에르도안 52% 득표
경제난·지진 피해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 승리
최장 30년 집권 가능

튀르키예 대선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지난 1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후 8시55분 기준 투표함 99%가 개표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52.08%를 득표했다. 47.92%를 얻은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제쳤다.

앞서 개표가 막바지에 달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15분쯤 이스탄불 거처 앞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할 책임을 다시 맡겨준 모든 국민에게 감사한다”며 “여러분의 의지는 투표함에서 튀르키예의 굽히지 않는 불변의 힘이 됐다. 신의 뜻에 따라 여러분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오늘 유일한 승자”라며 “8500만 국민 모두가 승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승리로 ‘튀르키예 세기’의 문이 열렸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아무도 튀르키예의 이익을 탐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1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대통령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선 승리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장 30년 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03년 총리에 오른 그는 총리와 대통령으로 20년간 권력을 유지하면서 “21세기 술탄”이라고도 불렸다. 이번 대선 승리가 확정되면 2028년까지 5년간 집권하게 된다. 터키 헌법에 따르면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재임할 수 있다. 이 경우 2033년까지 최대 30년 집권하게 된다.

튀르키예는 최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가치 폭락 등으로 경제가 파탄 직전의 상황이다. 또 지난 2월에는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부실 대응과 부패 문제도 불거졌다. 이에 따라 정권심판론이 힘을 얻으며 야당 후보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선 직전까지만 해도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은 40% 후반에서 50%를 넘나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튀르키예는 제왕적 대통령제 하의 권위주의 통치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역 패권을 추구하면서 미국 등 서방과의 불편한 관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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