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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우려에… 거래 끊기자 중개사 ‘곡소리’

비(非)아파트 매매 거래량 2006년 이후 최저

2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부동산에 걸린 빌라 전세 정보. 연합뉴스

올해 아파트를 제외한 연립과 다세대 등의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바닥을 찍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로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한 것이다. 중개업소로 가는 발길이 끊기면서 공인중개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간판을 내리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다.

2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비(非)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빌라 6131건과 단독주택 709건으로 총 6840건이었다. 지난해 매매 거래량인 1만4175건과 비교하면 51.7% 감소한 것이다. 서울에서는 특히 강서구가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1737건에서 올해 600건으로 65.5% 급락했다. 강서구는 ‘2030세대·신축 빌라’ 거주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또 빌라가 많아 저렴한 빌라 거래가 숱하게 이뤄지던 지역이다.
경제만랩 제공

전세거래량도 역대 최저치를 찍고 있다. 올해 1~4월 3만6278건(빌라 2만2282건·단독 1만3996건)으로 2011년 1~4월 이후 가장 거래량이 적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빌라 전세 거래량은 2만6130건으로 지난해 4만1639건에 비해 37.2%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만3326건(빌라 3만2046건·단독 2만1280건)으로 역대 최고 거래량을 찍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전세든 매매든 거래 자체가 줄어들자 중개 수수료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공인중개사들은 폐업이나 휴업을 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올해 1~4월 전국 공인중개사 사무소 폐업·휴업 수는 모두 5321곳이라고 밝혔다. 신규 개업 업소가 4969곳이지만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지난해는 신규 개업이 6387곳, 문을 닫은 곳은 3430곳으로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전국에 있는 중개업자들은 버티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한다. 빌라·원룸 등이 모여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중개업자는 “공인중개사는 아무래도 경기에 따라 수입이 갈리기도 하지만, 빌라왕 전세사기 같은 이슈로 인해 전세 쪽 매물을 찾아보기도 힘들고 전화 문의만 올 뿐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공인중개사 지인들 중에는 아예 공인중개업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알아보거나 인건비와 임대료 때문에 휴업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1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 매물 소개란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국민일보

광주와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광주 북구에서 중개업을 하는 업자는 “매매나 전세 계약이 지난해 9월 때 쯤부터 서서히 줄더니 없어지다 보니까 못 버티는 사람이 많아 지인 중 6명 정도가 중개업을 그만뒀다”고 했다. 부산 남구의 한 중개업자는 “아파트 매매는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지만 빌라 쪽은 매매나 전세가 아예 없다”며 “부산에서 문을 닫은 부동산이 엄청 많아졌다”고 했다.

업계는 전세사기 우려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전세 사기 영향으로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 현상이 생겨나면서 갭투자도 사라지고, 거래량도 얼어붙었다”고 진단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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