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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고 ‘만만디’ 우상향” 힘 실리는 반도체 바닥론

[대만 반도체, 飛上과 非常]
황즈원 윈반도체 마케팅 부문 총괄 인터뷰

대만이 ‘비상’(飛上)하고 있다. ‘반도체 방패’를 앞세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에 한국을 추월했다. 18년 만이다.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는 미디어텍과 TSMC를 선두로 하는 전공정부터 ASE홀딩스에서 지탱하는 후공정까지 ‘완벽’하다. 여기에다 대만 정부는 올해부터 ‘대만형 칩스법’을 기반으로 대대적 조세 감면혜택을 예고했다. ‘국가반도체발전전략’의 후속 대책도 마련 중이다. 하지만 불황의 태풍을 피해갈 수 없다. TSMC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역성장할 전망이다.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 리스크 증폭으로 ‘탈(脫) 대만’ 우려도 높다. 미·중 갈등 심화, 한·미·일 동맹 강화 등의 경제안보 구도 변화는 대만에 ‘비상’(非常) 신호를 보낸다.

황즈원 윈 반도체 마케팅 부문 총괄이 23일 대만 타오위안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타오위안(대만)=김혜원 기자

“2분기 들어 고객사 재고를 거의 소진했고 생산량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대만 ‘윈 반도체’(WIN Semiconductors) 황즈원(黃智文) 마케팅 부문 총괄의 얼굴 표정은 밝았다. 윈 반도체는 갈륨비소(GaAs)를 기반으로 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황 총괄은 지난 23일 대만 타오위안의 윈 반도체 본사에서 만나 “2분기 바닥을 찍고 만만디(慢慢地·천천히) 올라가고 있다”며 반도체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아직 급진적인 회복을 보이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윈 반도체는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포함한 스마트폰용 전력증폭기(PA)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다. 아이폰15용 PA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타오위안에 자리를 잡은 윈 반도체 본사의 전경. 타오위안(대만)=김혜원 기자

윈 반도체는 경기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황 총괄은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 4만3000장이다. 아시아 유럽 미주 등에 대부분을 수출한다”면서 “앞으로 2년 정도면 대만 남부지역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대만의 반도체 기업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해외에서 주로 수입해 쓴다. 대만은 한국 중국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나라다.

대만전자설비협회에 따르면 대만의 반도체 전공정 장비 자급률은 1%, 후공정은 15%에 그친다. 협회는 오는 2030년까지 각 공정의 자급률을 10%, 40%로 높이는 걸 목표로 한다.

황 총괄은 “소재는 일본, 장비는 네덜란드 의존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대만 기업이 소부장까지 잘 하려면 그만큼 에너지와 시간,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데 능력을 분산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오위안(대만)=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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