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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학위 개설 ‘한예종 설치법’ 추진에 전국 예술대 반발

30일 국회 문방위 문화예술법안 소위에서 다룰 예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 캠퍼스 전경. 한예종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석·박사 학위 과정 개설을 골자로 하는 ‘한예종 설치법’이 국회에 발의된 가운데 전국 예술대학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에서 한예종 설치법을 다루기로 함에 따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예교련)은 관련 학회, 협회, 단체와 협력해 “한예종에만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4월엔 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한예종 설치법에 대한 우려와 반대를 전달한 바 있다.

한예종은 199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에 따라 예술 영재교육, 수월성 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대학교가 아닌 ‘각종학교’로 되어 있으며, 교육부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위탁해 운영한다. 학사 학위가 인정되지만, 정식 대학은 아니다. 대학원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이 운영되며 일반 대학 박사 과정에도 진학할 수 있지만, 석·박사 학위를 직접 수여할 수는 없다. 한예종 설치령보다 상위법인 고등교육법에 따라 정해진 만큼 석‧박사 학위과정을 두려면 설치법을 별도 제정해야 한다.

지난해 대학 회계 기준으로 815억 원이 집행된 데서 알 수 있듯 한예종은 일반 예술대학과 비교 자체가 어려울 만큼 뛰어난 교육 여건을 자랑한다. 교수진도 압도적으로 많고, 학비 역시 일반 예술대학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고등교육법에 따라 관리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반 대학에 비해 교육과정 편성과 입학정원관리, 교원 채용 등을 교육부 통제 없이 운영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치법을 통해 석박사 학위를 갖는다는 것은 설립 취지를 망각한 것은 물론 한국 예술교육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것이 일반 예술대학 측의 입장이다. 예교련은 “한예종 설치법은 한예종에 특혜를 주는 법”이라면서 “국회라는 입법기관이 예술교육계의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법을 만들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30일 국회 문광위 문화예술법안 소위에서 다룰 예정인 한예종 설치법안은 이채익 의원, 박정 의원, 김윤덕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것이다. 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한국전통문화대 설치법 등 특수목적 국립대학 설치를 규정한 유사 사례처럼 한예종도 설치법을 별도 제정해 석‧박사 학위과정을 두자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한예종이 1999년과 2004년 설치법 제정을 통해 석·박사 학위과정 개설을 시도했다가 전국예술대학교 소속 교수와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통과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예종 설치법이 발의되기까지 대학교육협의회와 예술대학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대영 예교련 상임대표(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장)은 “법률안이 발의되기 전 관련 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데, 한예종 설치법은 그렇지 않았다. 발의된 후 쟁점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국회가 교육부에 의견을 구했고, 그제서야 교육부를 통해 예술대학도 반대 의견을 냈다. 교육부에서도 한예종 설치법에 대해 국회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한예종에 투입된 국민 세금의 전체 명세를 분석하고 사립대학과 비교하여 과연 한예종에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그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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