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내걸고 부산 입항 日함대…국방부 “국제관례”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29일 오전 9시30분쯤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오는 31일 한국이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23’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하마기리함은 뱃머리에는 일장기를, 배의 뒷부분에는 자위함기를 건 채 국내에 들어왔다. 일본이 1954년에 채택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문제는 자위함기는 원의 위치가 조금 다를 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받는 ‘욱일기’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이 욱일기를 버젓이 사용해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를 늘 벌이고 있다”며 훈련 참가국 해군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일본의 식민 지배에 면죄부를 준 것도 부족해 일본의 군국주의마저 눈감아주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다만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국내 들어온 건 처음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인 1998년에도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여했다.

2010년 10월 한국이 주도한 첫 PSI 훈련 때와 2016년 경남 진해, 2017년 경기도 평택 해군기지에도 교류 행사를 위해 자위함기를 달고 온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일본이 반발, 행사에 불참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한 것이 ‘국제적 관례’인 만큼 문제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미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31일 시행되는 ‘이스턴 엔데버23’ 훈련을 마친 후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마라도함에 올라 훈련에 참여한 다른 나라 함정들을 사열할 예정이다. 이때 일본 하마기리 승조원들도 대형상륙함 마라도함 앞을 지나며 이 함정에 탑승한 이 장관을 향해 경례하게 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우리 국방부 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처음으로 사열하게 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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