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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수장 회담 제안 中 이례적으로 ‘직설적 거절’


중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제안 받은 양국 국방수장 회담을 거절했다고 미국이 밝혔다.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미국 측 제안을 중국이 직설적으로 거절한 것이다. 정찰풍선 사태 이후 단절된 미·중 군사 라인 대화 실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지난밤 중국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만나자는 우리의 5월 초 초대를 거절한다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군사적 연락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분쟁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달 초 중국 측에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국방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스틴 장관은 리 국방부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는 등 싱가포르 회담 성사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지난주 브리핑에서 “미·중 국방수장 대화를 위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이 과거에는 막판까지 고위급 회담을 조율하던 것과 비교해 이번 거절은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샹그릴라 대화 때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했는데, 이때도 만남 몇 시간 전에야 성사가 합의됐다고 한다.

WSJ은 “미국은 이번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몇 주 동안 노력했다”며 “중국의 결정은 두 라이벌 강대국 간의 화해 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회담 거부가 동남아시아 동맹국의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올 초 정찰풍선 사건 이후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판’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군사 관계를 개선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엘리 래트너 미 국무부 인도·태평양안보 담당 차관보는 지난 25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중국은 오스틴 장관은 물론 여러 지역 사령관, 국방부 담당자와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며 “(대화) 요청이 거부되거나 응답되지 않은 경우가 반복됐다.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모든 수준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리 국방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해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중국이 2018년 러시아 전투기를 구매해 대러 제재를 위반했다며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이었던 리 국방부장을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 이 때문에 관계 개선을 원한 미국이 중국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은 이달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 등 카운터파트너와 각각 만나며 관계 개선을 시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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