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기독교 선진국서 교회가 사라지고 있다

영국 국민 절반 이상 “하나님은 내 삶에서 중요하지 않아”
미국 최대 교단은 70년대 이후 교인 가장 적어…

한 남성이 영국 런던에서 십자가와 성경을 들고 설교하는 모습. AP연합뉴스

5명 중 4명꼴로 신앙생활을 포기했다. 182년 된 교회는 교인이 줄어 문을 닫기도 했다. ‘기독교 선진국’으로 거론되는 영국과 미국의 자화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교회도 이들 국가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교회 20년새 교인 반토막…미국 최대 교단은 해마다 교인 3% 줄어

영국 스코틀랜드교회는 60년 넘도록 성도가 쉼 없이 줄었다. 30일 스코틀랜드교회 총회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스코틀랜드교회 교인은 27만300명. 전년도(28만3600명)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2000년(61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예배당을 떠났고, 교인이 가장 많았던 1950년대(130만명)와 견주면 감소율은 80%에 육박한다. 예배 참석자 평균 연령은 62세에 달했다.

미국 교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독교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남침례회(SBC) 교인은 1322만명. 전년도(1368만명) 대비 3% 줄어 1970년대 이후 가장 작은 규모를 기록했다. 교인이 가장 많았던 2006년(1630만)과 비교하면 5명 가운데 1명이 교회를 떠난 셈이다. 남침례회는 최근 3년간 해마다 교인 3%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침례회는 미국 최대 교단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파이브마일장로교회 전경. 교회 앞에 7일 마지막 예배를 드린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AL.com 제공

지속적인 교인 감소에 문을 닫은 교회도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파이브마일장로교회는 교인 감소로 18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2002년 약 40명이었던 교인은 문을 닫을 당시엔 9명이었다.

이 교회를 담임한 샤론 아이히 목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인 대부분이 80대다. 많은 교인들이 세상을 떠났거나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교회 문을 닫게 돼) 슬프다”고 했다. 파이브마일장로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렸다.

역대 '최악' 갈아치우는 기독교 선진국…교인들에게 무슨 일이?

“하나님은 내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 이 질문에 영국인 절반(57%)이 고개를 끄덕였다. 1981년(28%)에서 2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설문에서다.

“신을 믿는다”고 답한 이는 절반도 안 됐다(49%). 이 역시 1981년(75%)보다 확연히 감소한 수치다. 6명 중 1명(16%)만 ‘매일 기도한다’고 했고 4명(63%)은 ‘거의·절대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매주 주일 예배를 참석하는 인원은 10명 중 1명(11%)에 그쳤다. 1년에 한 번도 교회에 안 가는 인원은 7명(67%)에 육박했다.

미국 남침례회(SBC)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국민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미국 시카고대 전국여론조사센터(NORC)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일반사회조사(GSS)’를 보면 미국인 절반(49.6%)만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답했다. 역대 최저치다. 2008년(60%), 2012년(57%), 2018년(53%)에 이르기까지 비율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교회에 절대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인원은 3명 중 약 1명(34%). 1972년 이래 NORC가 받은 답변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미국인 가운데 무교 비율은 27%로 2006년(16%)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예외 없다…"부흥 꿈꾸는 소모임과 회개 운동 절실"

일각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지닌 ‘영적 자본’에 주목한다. 교회를 떠났더라도 영적 관심은 남아 있다는 기대다. 영국 MZ세대 가운데 절반(52%) 이상은 사후 세계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국민 중 사후 세계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이는 10명 중 1명도 안 됐다(7%). 최창국 백석대 신대원 교수는 “표층적 지표만이 아니라 심층적 지표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영국은 이미 기독교 신앙과 정신이 사회 문화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독교 선진국이 부진을 이겨낼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소모임’을 거론했다. 주상락 미국 바키대학원대 교수는 “세속화의 물결이 거세지는 가운데 영미권 교회는 사회적 자본을 잃었다. 동성애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면서도 “최근 애즈버리대에서의 부흥을 모두가 목격했다. 1904년 웨일스 부흥과 1907년 평양 대부흥 역시 애즈버리대 부흥과 마찬가지로 작은 기도 모임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DB

부흥의 물꼬를 틀 소모임은 한국에도 필요해 보인다. ‘가나안 성도의 급증’ ‘교회의 양극화’ ‘비제도권 교회의 출현’ 등 한국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탈기독교화의 대표적 현상을 맞닥뜨리고 있어서다.

주 교수는 “단순히 교회에서 기다리는 식으로는 탈기독교화의 흐름을 꺾을 수 없다”며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혹은 공공의 영역으로 직접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동민 백석대 신대원 교수는 “교회가 성장하는 건 부흥의 부산물에 불과하다”며 “회개 없는 부흥은 없었다”며 “주춤하고 있는 한국 교회는 부흥을 추구하기 전에 회개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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