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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지연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인터뷰]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숨은 주역’ 한상용 HD현대중공업 소장

HD현대중공업이 구축한 발사대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25일 오후 6시 24분. HD현대중공업의 한상용 한국형 발사대 현장소장(59)과 팀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누리호 3차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전날 발생한 발사대 통신이상을 해결하느라 밤샘 작업을 한 탓에 몸은 피곤했지만, 하늘로 솟아오르는 누리호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 소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옥과 천당을 다녀온 느낌”이라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서 철야작업을 했지만, 무사히 발사에 성공해서 다행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의 ‘숨은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발사체 이동과 기립부터 발사대 시스템 구축·운영까지 담당했다.


한상용 HD현대중공업 한국형 발사대 현장소장. HD현대중공업 제공

배를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우주산업에 뛰어들었을까. 한 소장은 “나로호 때부터 한국형 발사대 개발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HD현대중공업의 뛰어난 조선업 기술을 접목해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발사대는 HD현대중공업에서 만드는 선박이나 발전소와 유사점이 많다. 특히 영하 200도라는 극저온을 견딜 수 있는 연료 공급장비, 3000도가 넘는 초고온 화염을 견딜 발사패드 등은 이미 현대중공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추고 있는 기술이었다. 토목 등 기반시설 기술도 뛰어났다.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엔 발사대를 100% 국산화한다는 꿈을 세웠다. 2016년 10월부터 한 소장을 비롯한 현장팀 전원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먹고 자면서 발사대에 필요한 모든 걸 국산화해나갔다. 부품도 100% 국내 기술로 자체 제작했다. 3곳의 협력사 33명도 함께했다.

마침내 2020년 누리호 발사대를 완공했다. 이 발사대는 지하 3층 구조로 연면적 약 6000㎡에 이른다. 높이 47.2m, 200t의 3단 발사체를 거뜬히 견딘다.

한 소장은 “1981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시공, 화공기기 설계 등 현장 관리 일을 해왔다”며 “팀원들 모두 기계설계 및 설치, 전계장 설계 및 설치, 보일러 철골 구조설계 분야에서 최소 10년에서 최고 30년 된 실력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한 소장에겐 ‘후진 양성’이라는 마지막 꿈이 남아 있다. 그는 “한국이 달 탐사선을 띄우는 2030년에도 HD현대중공업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나도 계속 우주센터에 상주하면서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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