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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세르비아, 긴장 고조…‘민족 갈등’ 재점화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이 29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즈베찬 시청사 앞에서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발칸반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코소보에서 소수 민족인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정부가 무력 충돌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990년대 말 ‘인종청소’ 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즈베찬에서 시청사 진입을 시도하던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이들을 해산시키려던 코소보 경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 간 몸싸움이 벌어져 나토군 최소 25명이 다쳤다. 나토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했다.

코소보에서는 지난 4월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보이콧했던 북부 4개 지역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3.5%로 알바니아계 후보들이 선출되면서 민족 간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북부는 세르비아와 관계를 유지하려는 세르비아계가 몰려 사는 지역이다. 코소보 인구 180만명 중 알바니아계는 92%, 세르비아계는 6%다.

새로 선출된 알바니아계 시장들이 지난 26일 코소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에 입주하려고 하자 세르비아계가 이를 막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후 29일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지자체 건물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면서 갈등 수위가 올라갔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세르비아인 5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중 3명은 중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북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라는 부치치의 명령을 수행한 자들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코소보 내 민족 갈등은 수 세기에 걸쳐 이어져 왔다. 1990년대 초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추진하자 1998~1999년 세르비아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이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를 벌였다. 이로 인해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계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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