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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당해 범행 가담했다” 강남 ‘마약음료’ 주범 진술

“미성년자들 마시게 될 줄 몰랐다”며 일부 혐의 부인

마약음료 제조·전달책 길모 씨가 4월 1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 및 공급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자신도 협박당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3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길모씨와 김모씨, 박모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경찰은 원래 길씨에게 법정 최고형으로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는 ‘미성년자 마약 제공’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법정최고형이 사형인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길씨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던지기 수법’으로 박씨에게 받은 필로폰 10g을 우유와 섞어 직접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하고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보낸 혐의를 받는다.

길씨는 이날 재판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 및 운반한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범행을 기획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이모씨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받아 범행했을 뿐이라면서 미성년자에게 마시게 한 것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 부모 6명에게 ‘자녀를 마약 투약 혐의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도 부인했다.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 준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길씨에게 마약 음료에 사용된 필로폰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박씨도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길씨가 인정한 마약 음료 제조 및 운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 사실에 대한 고의 입증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길씨는 재판이 끝난 후 방청석에 앉은 지인들에게 손 하트를 그리며 퇴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는 마무리하고 다음 달 28일 공판을 열기로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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