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추락한 북한 ‘로켓 엔진’ 등 잔해물 놓고 한·중 쟁탈전 가능성

군이 31일 서해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서 인양한 원통형 모양의 북한 발사체 잔해물 외부에 ‘점검문 13(기구조립)’이라는 붉은 글씨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군은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추락한 서해 해상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를 건져 올렸다.

군은 발사체의 엔진과 발사체에 실렸던 군사정찰위성 등 주요 잔해물 수거를 위해 수색·인양 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주요 구성품이 추가로 인양될 경우 북한 발사체와 위성의 기술력에 대한 정보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군이 잔해물을 인양한 서해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은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해당되는 해역이다.

잠정조치수역은 한국과 중국 어선에 한해 신고 없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도록 허용된 수역이다.

중국 해군도 인양에 나설 수 있는 해역이기 때문에 잔해물 수거를 놓고 한·중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5분쯤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했다”고 밝혔다. 어청도는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약 66㎞ 떨어진 섬이다.

북한이 밝힌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각은 31일 오전 6시27분이었는데, 우리 군은 발사 후 약 1시간 38분 만에 서해 해상에서 잔해물을 수거한 것이다.

잔해물을 발견한 해역의 수심은 약 70m로, 군 당국은 추가 잔해물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쳤다.

군은 ‘점검문 13(기구조립)’이라는 붉은 한글 글씨가 적혀 있는, 속이 비어 있는 원통형 모양의 잔해물을 수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1단의 추진제(연료와 산화제) 탱크로 추정했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원통형 모양의 잔해물은 추진제 탱크, 흔히 말하는 연료통으로 추정된다”며 “‘점검문’은 추진제 양이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여닫는 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 계획 공개에 따라 경계태세를 올리고, 낙하 잔해물의 인양 작업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양 작업에는 해군의 수상구조함 통영함 등 수척의 함정이 투입됐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체 이동과 거치 등 북한의 발사 절차가 과거에 비해 빠르게 진행됐고, 그 절차에 따라 북한의 움직임을 계속 추적하고 있었다”며 “잔해물 인양 후 육지로 옮긴 뒤 관계기관과 기술 분석을 정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색 과정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본체나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의 엔진 등 주요 구성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이들 구성품을 인양할 경우 북한의 감시정찰 역량과 발사체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춘근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이 ICBM과 우주발사체에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두산 엔진은 아직 외부에 알려진 바가 없다”며 “만약 엔진을 인양하면 엔진 성능, 부품 목록 등 전반적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인양된 잔해물 분석이 북한의 대북 제재 준수 여부와 중국·러시아 등으로부터 발사체 기술 이전 여부 등을 파악하는 단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로켓 엔진이나 위성에 외국산 부품을 사용한 것이 확인될 경우 대북 제재를 어긴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탄도미사일’ 대신 ‘우주발사체’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탄두가 달려있어야 미사일”이라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쐈으니 우주발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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