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안제 위장 염산 나눠준다고?”…알고보니 ‘흑설탕물’

동네 탈모관리업체 업주가 제조한 ‘흑설탕 세안제’로 확인돼
양주경찰서 “감식 결과 염산 아니었다”

31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염산’이 들어있다는 의혹을 받은 물건. 제보자 제공

31일 소셜미디어와 지역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경기 의정부, 양주 지역에 “누군가 세안제를 가장한 ‘염산’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는 경고글이 퍼지며 일대 주민들을 긴장시켰다. 확인 결과 논란이 된 물질은 해당 지역에서 탈모관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가 직접 제조한 세안제를 홍보하고자 지역 곳곳에 비치한 샘플이었으며, 염산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9시쯤 페이스북 ‘양주 대신전해드려요’에 “덕정에 ‘세안제’라고 속이고 염산을 단지 우편함에 넣어 놓고 다닌다”면서 절대 쓰지 말고 신고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클렌징폼과 1:1 비율로 섞어서 세안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지퍼백이 찍혀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게시글에서 “다른 분이 말씀했던 것처럼 염산 맞다”며 “2단지 우편함에도 있었고, 어른분들께서도 나눠주시니 절대 받으면 안되고 버리거나 신고하라”고 썼다.

이후 경기 의정부시 민락2지구, 경기 양주시 덕정동 등을 중심으로 해당 제품을 봤다는 제보글 등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페이스북,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퍼져나간 논란의 게시물. 익명의 제보자는 “다른 사람이 말씀했던 것처럼 염산이 맞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캡처

지역과 상관없는 커뮤니티에까지 “염산을 나누어준다네요 주의요망” “양주에서 세안제 위장해서 염산테러 중이라네요” 등의 제목을 단 게시글이 확산됐다.

경찰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양주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44분 “작은 약통에 ‘청결 세안’ 문구와 함께 액체가 들어가 있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일보 취재 결과 해당 제품은 이 지역에서 탈모관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 A씨가 직접 제조한 세안용품으로 파악됐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제수와 흑설탕을 끓여서 만든 세안제”라면서 “지금 샘플을 만들어서 비치해놓고, 고객들에게 후기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무통 안에 담겨있는데 염산이라는 말은 너무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확산된 게시물에 대해 허위사실유포로 신고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고, 경찰도 영업장을 방문해 해당 물질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이 샘플은 지난 15일부터 경기도 양주시 덕정동 인근의 은행, 학교, 약국 등에 비치됐다. 실제 이 제품을 비치해 뒀던 한 약국 약사 B씨도 국민일보에 “업체에서 홍보차원에서 사은품처럼 나눠주는 물건이다. 이전에는 티슈를 줬다”면서 “원하면 가져가는 식으로 비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산 의혹'을 받은 물건이 비치된 약국에 함께 걸려있는 안내판. 얼굴이 하얘지고 피부가 좋아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한 업체가 세안제 신제품을 주민들에게 써보라고 나눠준 것”이라며 “감식 결과 염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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