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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당한 MBC 기자 “팬티 서랍까지 뒤적뒤적”

블로그 글 통해 압수수색 당시 상황 전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 MBC 기자 임모씨를 압수수색 중인 경찰(오른쪽)이 30일 항의하는 노조 구성원들 앞에서 신분증을 내밀며 MBC 사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MBC 임모 기자가 ‘과잉수사’라며 경찰 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임 기자의 집과 차량, 사무실인 MBC 보도국 등을 압수수색했다.

임 기자는 31일 블로그 플랫폼 브런치에 ‘과잉수사의 정의는 뭔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MBC 임모 기자가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적은 글을 공개했다. 브런치 캡처

임 기자는 압수수색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로부터 “휴대전화부터 제출하시죠. 한동훈 장관님께서도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협조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면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경찰이 영장 집행을 나와서 기자에게 ‘한동훈 장관님’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무엇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수사기관이 마치 한동훈 장관님의 대변인 같은 발언을 하며,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협조를 하라니, 압수수색을 경찰에서 나온 건지 검찰에서 나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임 기자는 경찰의 압수수색한 품목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경찰은 집안의 모든 PC, USB 등을 확인했고, 취재 수첩과 다이어리 등을 확인했습니다. 2006년에 사용했던 다이어리부터 10여 년 전 사용했던 취재수첩까지…. 집안에 자료란 자료는 열심히 들여다봤습니다. 과연 20년 전 다이어리와 10여 년 전 취재수첩 등이 한 장관님의 인사청문회요청안 PDF 파일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적었다.

임 기자는 주거지 압수수색을 당할 당시 경찰이 속옷 서랍까지 수색했다고 전했다. 임 기자는 “경찰이 방에 들어가서 팬티까지 손으로 만지면서 서랍을 뒤지는 것을 보는데,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라며 “영장에는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속옷까지 수색하라고 영장 범위에 적어 놓지는 않으셨던데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한동훈 장관님의 인사청문회 파일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저희 집에서 그 범위에 한해 압수수색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휴대전화도 제출했고, 업무용 노트북도 제출했는데…. 굳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속옷 서랍까지 다 들춰보며 수치심을 주는 이유는 뭔가요”라고 덧붙였다.

임 기자는 자신의 혐의도 부인했다. 경찰은 지난해 한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에 제출된 자료가 임 기자를 거쳐 친야 성향의 유튜브 등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자료에는 한 장관의 주민등록초본,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 개인정보가 여럿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임 기자는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는 1000명이 넘습니다. 외신기자까지 하면 약 1300명에서 1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인사청문회 기간이면 인사검증 자료들이 공개되고, 기자들은 그 자료들을 토대로 취재하면서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해 검증하는 보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임 기자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발언 논란을 보도해 여당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이 때문에 MBC 노조는 “해당 기자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욕설 파문 등을 보도해 피고소, 피고발인이었다는 점에서 보복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더욱이 뉴스룸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번 수사와 관련 없는 정보도 무차별적으로 수집해 별건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반발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MBC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 “누군가를 해코지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유포하고 악용하면 안 된다”며 “그냥 넘어가면 다른 국민들께 이런 일이 있어도 당연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정보를 유포하고 악용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그것이 언론계의 상례라든가 일반적인 일은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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