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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AI 행동강령 마련 합의…對中 조치는 톤조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4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를 열고 인공지능(AI) 규제를 위한 자발적 행동강령 마련에 합의했다. 이들은 비시장 정책 및 관행, 경제적 강압에 따른 문제 해결 필요성을 언급하며 수출통제, 투자심사, 아웃바운드 규제도 논의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구체적 규제 조치는 도출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31일(현지시간) 스웨덴 북부 룰레오에서 TTC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AI 행동강령 초안은 업계와 외부기관 의견을 반영해 작성된다.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업계가 적용할 최종안을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신기술이 등장할 때면 해당 기술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시점과 각 정부가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늘 격차가 있다”며 “특히 생성형 AI와 관련해 우리는 현재 (대책이 필요하다는) 극도의 시급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베스타게르 위원도 “생성형 AI는 완전한 게임체인저이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발전)이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TTC 공동성명은 AI 기술에 대해 “번영과 공정성을 증대할 기회를 제공하는 변혁적 기술이지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우선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며 “전문가들이 AI 표준 제정 및 위험관리 등을 위한 도구 마련을 위해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TTC는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 동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열린 것이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량살상무기 등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 남용 및 불법 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책임 있는 수출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성명은 또 “비시장 경제 정책이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며 “같은 생각을 지닌 파트너와 협력해 관련 정보를 교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빈번하게 전개된 경제적 강압의 지속적인 사용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외국의 기업과 개인을 표적으로 삼는 사이버 보안 검토 등을 지적했다. 수출통제와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 등도 성명에 포함됐다.

그러나 성명에 ‘중국’ 단어는 두 번만 등장했다. 애초 미국은 강경한 어조로 중국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명시하기를 바랐지만 EU가 반대해 수위가 조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 초안 작성에 관여한 관계자들은 “많은 EU 국가들이 중국을 지칭하고 비난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EU가 대중 접근법이 달라 논의에 어려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수출통제를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현저한 집합점(convergence)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제한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것을 얻지 못했다”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디리스킹’(탈위험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중국의 기술 부상을 늦추고 경제적 강압을 제한하는 구체적 방안을 합의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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