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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 잔치 못 해요”… 충당금 압박에 인터넷은행 실적 ‘주춤’

건전성 지표 악화에 충당금 3배 이상 적립
담보 없는 신용대출 비중 커


올해 1분기 역대급의 실적 잔치를 벌인 시중은행들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금리 인상기 차주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압박이 큰 상황에서 향후 건전성 지표 악화가 실적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출범 이래 분기 기준 최저 손실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대손충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인 772억원 적립한 영향으로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은 회계상 손실로 인식된다.

케이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성장했지만 마찬가지로 충당금 적립액이 늘면서 순익이 대폭 줄었다. 케이뱅크가 1분기에 쌓은 충당금은 602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196억원) 대비 세 배 이상이었다.

인터넷은행이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토스뱅크의 지난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1.3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4%였다. 출범 초기였던 전년 동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모두 0.04%에 그쳤지만 1년 만에 1%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연체율이 0.48%에서 0.82%로, 카카오뱅크는 0.26%에서 0.58%로 증가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기준금리가 3.50%까지 급등하자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해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이다. 중저신용대출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에 대한 대출을 의미한다.

특히 담보대출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주요 인터넷은행들은 신용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 등 보증대출을 합친 금액은 2조4688억원으로 1년 전(1조2346억원)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었지만 신용대출 규모가 8조3073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77%를 차지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기준 담보·보증 규모는 2115억원으로 전체 대출 금액의 2.45%에 그쳤다. 카카오뱅크만 담보·보증 대출 규모가 50%를 상회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담보가 없어 차주의 신용리스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자 당국에 꾸준히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해왔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당국은 이에 대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올해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중저신용대출 확대는 불가피하게 됐다. 1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잔액 기준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3.9%, 토스뱅크 42.06%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30%, 케이뱅크는 32%, 토스뱅크는 44%까지 이 비율을 늘려야 한다. 연내 금리 인하가 요원한 상황에서 향후 추가적인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세는 인터넷은행의 실적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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