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끼리만 수박 먹고 괘씸”…논란의 시청 민원글

“민원인 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낸 세금 아깝다”
“부녀회장 했다면 이런 X같은 취급, 더러운 기분 안 느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충남 서산의 한 면사무소를 찾은 시민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홀대를 당했다며 서산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민은 자신이 면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아무도 자기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수박을 권하지 않아 기분이 상했다고 밝혔고, 해당 글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인의 글. 서산시청 홈페이지.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오랜만에 방문한 면사무소였다”며 “10명 정도가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며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싶어 괘씸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똑똑한 친구들이라 사태를 파악해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으니 다행”이라면서도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니 참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원인을 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낸 세금이 왜 이렇게 아까울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부탁받은 부녀회장을 했더라면 이런 X같은 취급, 이런 더러운 기분 안 느꼈을까?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 연수는 왜 받으러 갈까?”라며 분노를 표했다.

곧 A씨의 글에는 답글이 달렸다. 시민 B씨는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박 권유 안 한 것 말고 뭐가 있나 보니 딱 그거다. 공무원이 지역민을 우습게 알고 수박을 권하지 않아서 기분 나빴다는 것”이라며 “나라면 차라리 자리를 좀 피해줬겠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인의 글. 서산시청 홈페이지.

그러자 A씨는 지난 30일 해당 글에 다시 답글을 달아 “수박 못 먹어서 미친X 됐다”며 “제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눈치 보면서 수박 씹어 먹는 게 맞나? 지역 공무원이 왜 존재하나. 지역 주민들의 손발이 돼주라고 나라에서 돈 주는 거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서산시청 홈페이지.

A씨의 글은 며칠째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오후 1시 기준 약 9888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수많은 누리꾼의 답글이 달리고 있다. 대부분 누리꾼은 “면사무소 공무원들 수박 더 드시고 힘내라”라며 응원의 글을 남겼다. 반면, 몇몇 누리꾼은 “수박 한 조각이라도 건네며 말 거는 게 힘든가”라고 A씨를 옹호하기도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