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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 수용자에 9천만원 배상 판결…“적다” 반발

삼청교육대 수용자들이 강제로 목봉체조를 하는 모습. 국민일보DB

1980년대 삼청교육대에 수용됐던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금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재판장 김도균)는 1일 삼청교육대 피해자 A씨가 국가를 상대로 3억원을 배상하라고 낸 소송에서 “A씨에게 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2018년 삼청교육대 설치 근거였던 계엄 포고 13호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9호 발령에 관한 대법원 판결 취지와 같은 입장에서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국가기관에 의해 2년 6개월간 불법 구금돼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당시 A씨가 순화교육을 받으며 가혹행위를 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위자료 액수 산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국가 측은 소멸시효가 끝나 A씨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과거사 정립법에서 명시한 피해자에 해당하는 만큼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인 장기 소멸시효가 아닌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인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피해자가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 이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소멸시효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2018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맞춘 판단이다.


A씨는 1980년 10월 경찰에 불법 구금된 뒤 삼청교육대로 인계돼 1983년 6월 청송보호감호소에서 출소할 때까지 강제노역에 투입되고 잦은 구타에 시달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로 구성된 대리인단은 “A씨는 삼청교육대·청송보호감호소 출신자라는 낙인이 찍혔고, 당시 당한 폭력의 후유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2020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판결 직후 조영선 민변 회장은 “법원이 삼청교육대 피해자의 피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지만 피해에 비해 위자료가 지나칠 정도로 적어서 피해자를 모욕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은 과거에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3년까지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2018년 대법원이 계엄포고 13호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주장을 펼 수 있게 된 피해자들의 소송이 잇따라 제기됐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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