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개미도 주주행동” 아세아제지 소액주주 6.14% 모였다

17일 주주대표소송 예고

아세아타워 (사진=아세아)

개인투자자도 행동주의 펀드처럼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섰다. 국내 골판지 1위 업체 아세아제지의 소액주주가 스스로 지분 6.14%를 결집, 오너가(家)에게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공격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인 지분이 작지 않다 보니 일부 기관도 소액주주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제지 소액주주 330여명은 지분 6.14%를 결집해 회사측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지난 3월 결집해 회사측에 주주 서한을 발송해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액주주 추천 감사 선임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해 법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아세아제지 소액주주가 발송한 내용증명을 보면 이인범 아세아제지 부회장 등 이사진 8명이 활동시기인 2007~2012년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아 회사에 약 270억 원의 금전적·무형적 손해를 입게 해 관련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내용증명을 발송한 지 한 달이 되는 시점인 오는 17일은 주주대표소송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액주주 관계자는 “지분 3%를 보유하면 임시 주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소액주주 측 감사를 선임하는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주주 서한을 먼저 보내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알리거나 법적 소송,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와 유사한 전략이다.

아세아제지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아세아’다. 오너 3세인 이병무 명예회장의 장남 이훈범 회장이 아세아를, 아세아가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를 거느리는 구조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행동주의로 유명한 자산운용사 VIP자산운용이 지분을 확보해 오너가에게 배당성향 상향 등 주주환원책을 요구해오고 있다. VIP운용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 지분을 각각 9.81%, 7.03%를 보유 중이다. 이 영향에 지난해 아세아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배당금 총액이 9억202만원에 그쳐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아세아제지의 경우 상황이 더욱 어렵다.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처럼 유의미한 지분을 가진 기관투자가가 없어서다. 아세아제지를 5% 이상 보유한 기관은 국민연금(6.77%)이 유일하다. 아세아제지 소액주주 연대 관계자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없는 선에서 회사나 오너가 일가 집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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