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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잔혹살해, ‘고어방’ 20대…法 “심리검사 필요”

길고양이에 화살 쏘는 등 잔혹 살해, 촬영해 오픈채팅방 올려
토끼 신체 훼손 등 사진도 올린 혐의
집행유예와 벌금형 받은 1심 이어 항소심 첫 공판

길고양이에 화살을 쏴, 화살 관통된 고양이가 바라보는 사진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린 모습. 당시 이 채팅방 수사를 요청했던 국민청원. 온라인커뮤니티,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길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영상 등을 동물 학대 살해 후기 등을 공유하는 오픈채팅방에 올린 20대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정신 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나경선 부장판사)는 2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성범죄자의 경우 심리학적 평가 도구가 개발돼 있는데, 이런 범죄는 아직 그런 게 없지 않느냐”면서 검찰에 “심리검사 등을 이용해 재범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 기본 양형 자료에 더해 전문가 의견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A씨 역시 심리학적 검사에 동의함에 따라 다음 공판(8월 25일)에서는 A씨의 정신적인 부분 등을 고려한 양형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는 A씨를 고발한 동물보호단체 카라 관계자도 증인으로 나섰다.

윤성모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A씨 사건 이후로도 온라인상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가 이어지고 있고, 미성년자들이 대부분이어서 모방범죄의 우려도 있다”면서 “동물을 향한 폭력성에서 나아가 사람에 대한 해악과 위험성까지 엄중하게 고려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동물을 죽이는 것을 즐길 뿐만 아니라 신체 참수 영상 등이 채팅방에 오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지만, 피고인이 동물 보호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는 이유로 감형됐다”면서 “이는 아동학대를 저지른 자가 아동복지시설에서 일하겠다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A씨는 2020년 1월 충북 영동군에서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고, 쓰러진 채 자신을 쳐다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촬영한 뒤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해 충남 태안군 자신의 집 인근 마당에서 죽은 참새를 이용해 고양이를 포획틀로 유인한 뒤 감금하는 등 학대하는가 하면 토끼의 신체 부위를 훼손하고 죽인 혐의도 있다.

그는 이 같은 범행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2020년 9월 중순부터 그해 12월 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고어전문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고어전문방’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신체를 자르는 방법을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었다. 당시 이 방에서 야생동물의 학대 영상과 사진 등이 광범위하게 공유된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판 n번방’으로도 불리며 사회적 공분이 일고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7만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A씨는 2018년과 2020년 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도검 등을 구매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수렵 허가를 소지하고 있어 야생동물을 살상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채팅방에서 ‘활은 쏘면 표적 꽂히는 소리도 나고…뛰어다니는데 쫓아가는 재미도 있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겁에 질린 고양이를 보며 고함을 치거나 웃는 등 행동을 한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시인하면서 범행 이후 동물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당시 A씨와 함께 기소된 ‘고어방’ 채팅방장은 잔인하게 죽이는 내용의 영상을 업로드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벌금형(300만원)이 확정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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