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살인 후 발랄한 발걸음…손엔 시신 담을 가방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의 범행 후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시신을 담기 위해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끌며 걸어가는 모습인데, 마치 여행을 가듯 가벼운 발걸음이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부산경찰청이 공개한 CCTV를 보면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씨 집에서 A씨를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CCTV에 담긴 정유정의 걸음걸이는 거침이 없다. 마스크를 끼고 검은색 치마를 입은 그는 머리를 펄럭이며 보폭이 넓은 걸음을 성큼성큼 걷는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당당하게 걷는다” “발걸음이 경쾌해서 소름 돋는다” “두려움이 전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유정의 걸음걸이와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죄의식이나 공포심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일지 모른다는 짐작이 들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는 전혀 없었고 폐쇄적인 성격에 고교 졸업 이후 특별한 직업도 없었다고 한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그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범행 대상을 확정한 뒤 중고로 교복을 구해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다.

살해 행각을 마친 뒤 캐리어를 끌고 A씨 집으로 다시 간 정유정은 시신을 훼손한 뒤 캐리어에 시신 일부를 담았다. 이후 이튿날 0시50분쯤 택시를 타고 A씨 집에서 10㎞ 정도 떨어진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기사가 새벽 시간에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풀숲으로 들어간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정유정은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사흘 전, 과외 중개 앱에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A씨에게 과외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앱을 통해 대상을 물색하다 혼자 사는 A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밤 경찰에 “관심이 많던 범죄수사물을 TV 등에서 즐겨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며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경찰청은 전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심의위원회는 “범죄의 중대성,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2일 오전 검찰 송치 전 부산 동래경찰서 앞에서 ‘피해 여성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이냐’ ‘피해 여성을 특정한 이유가 있느냐’ 등의 취재진 물음엔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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