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씁쓸했던 고참들의 태극마크 고별무대, 뒷맛은 더 썼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국가대표팀 좌익수 김현수가 지난 3월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체코와 경기 도중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국가대표 음주 파문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고개 숙인 데 이어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김현수까지 사과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자격으로서다. 10년 넘게 국가대표로 헌신해 온 베테랑들의 ‘라스트 댄스’는 결국 쓴 뒷맛만 남겼다.

선수협은 2일 김현수 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공개했다. 프로야구 선수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뗀 그는 “대회 기간 중 바르게 처신하지 못해 국가대표의 명예와 품위를 지키지 못한 이번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올린다”고 썼다. 동료 선수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또 “좋은 경기력만 있어서는 국가대표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에게 얼마나 큰 책임감이 필요한지 (되새기고), 경기 외적으로도 타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현수는 이번 음주 파문 당사자 중 한 명으로 확인된 김광현과 함께 십수 년간 국가대표로 한국 야구의 국제무대 선전을 이끌었다. 2008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과 2009 제2회 WBC 준우승 때도, 2015·2019 프리미어 12 때도 함께였다.

올해 WBC는 시작 전부터 그런 둘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각각 대표팀 주장과 투수조 맏형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그만큼 의미가 남다른 무대였다.

그러나 이상적인 작별은 끝내 불발됐다. 성적 부진에 대회 기간 음주라는 사안까지 겹치면서 한 명은 논란 당사자, 한 명은 프로야구 선수 대표로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본인들은 물론, 두 태극마크 레전드를 아름답게 떠나보내고자 했던 팬들까지도 씁쓸함만 삼키게 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