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피자값 걱정말라? 뉴질랜드 이 가게 비결

‘사후세계 지불 방식’ 내걸어 화제된 뉴질랜드 ‘헬 피자’

뉴질랜드 프랜차이즈 피자전문점 헬 피자의 버거 피자(Burger Pizza). 헬 피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살아있을 때 먹은 음식값을 죽은 뒤 낼 수 있을까.

뉴질랜드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전문점이 독특한 이벤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WP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피자 체인 ‘헬 피자’는 ‘사후세계 지불’(AfterLife Pay)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고객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를 쓰고, 자신의 유언장에 피자값 청구서를 포함해 재산을 처리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계약서에는 고객이 구입한 피자 유형과 금액이 쓰이게 된다. 이 계약서에는 본인 외에 증인 두 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헬 피자’는 이 이벤트를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했고,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헬 피자의 최고경영자(CEO) 벤 커밍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피자 값은 정말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잠재적으로 피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헬 피자의 '사후 세계 지불' 방식은 ‘선구매 후지불’(BNPL·Buy-now, Pay-later) 방식에서 착안됐다고 한다. 헬 피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다만 모든 고객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헬 피자 공식 홈페이지에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가입해야 한다. 그리고 원하는 피자를 골라 신청하면 된다.

헬 피자는 ‘사후 세계 지불’을 신청한 이들 중 뉴질랜드와 호주의 고객 각 666명을 무작위 선정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당첨자는 6월17일 발표된다.

헬 피자의 사후 지불 시스템은 소비자가 물건 구매 비용을 수개월 또는 수년 뒤에 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방식에서 착안됐다.

통상적으로 선구매 후지불 시스템은 과도하게 연체된 구매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대금을 내지 않을 경우 수수료와 위약금을 낼 가능성도 큰 방식이다.

벤 커밍도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선구매 후지불 시스템이 중독적이며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보다 쉽다”면서 “음식 같은 필수 품목을 사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금액이 연체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피자를 먹으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이런 방식으로 고객들을 빚지게 만드는 다른 가게들의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비판하는 입장을 재밌는 방식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헬 피자는 연체료나 벌금을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커밍은 “피자를 먹는다는 건 인생에서 사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계약을 어떻게 집행할지는 불확실하다. 부디 먼 미래의 일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한 남성이 '사후세계 지불' 방식으로 헬 피자의 피자를 구입하고 있다. 헬 피자 공식유튜브 영상 캡처

WP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테리나 조슬링(32)은 “이 이벤트를 보고 작년 8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각났다”며 “아버지의 유언장과 유산을 살펴보는 게 힘들었는데 가족들이 내 유언장을 읽을 때는 몇십 년 전의 피자 청구서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헬 피자’ 인스타그램에는 전 세계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이 달렸다. “다른 나라에는 배달이 안 되냐” “마케팅 담당자 월급 올려주라” 등 이벤트 자체가 흥미롭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그밖에 “선구매 후결제 방식으로 물건을 사 생계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거나 “이상하다” “슬프다”는 반응도 나왔다.

1996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처음 문을 연 헬 피자는 현재 뉴질랜드에 프랜차이즈 매장 77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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