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 강원도민체전서 우승… “남은 두 경기도 최선”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37)이 국내 최초 공식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성전환 선수가 공식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철원 대표인 나화린은 3일 강원도 양양군 사이클경기장에서 열린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여자일반1부 경륜 경기에 출전해 춘천과 강릉 대표선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경기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나화린은 330m 트랙 3바퀴를 역주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경기 직후 본인의 출전으로 1위 기회를 놓쳤을지 모를 상대 선수들을 찾아가 음료를 건네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많이 긴장했는데 온 힘으로 달린 것 같아 뿌듯하고 남은 두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논란을 만들고자 출전을 결심했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 자체가 다시 즐거워졌고 모든 경기에 가장 높은 곳까지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일생 대부분을 남성으로 살아온 나화린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1년 만에 전국 대회에 출전하며 논란이 됐다. 일반 여성보다 신체 조건이 뛰어난 나씨가 출전하면 대회를 준비한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는 지난 36년간 남성으로 살아와 키 180㎝, 몸무게 72㎏, 골격근량 32.7㎏로 일반 여성에 비해 체격 조건에서 앞선다. 남성이던 시절 남자부 1km 독주 등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하지만 국내 체전 등 전국체전 출전 규정에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내용이 없어 출전이 가능하다. 나씨는 대회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남녀로 정해진 출전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