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전부” 여동생 김여정 조명한 英 매체

“차기 왕위 계승자 될 수도” 후계 구도 주목
北 정권 실질적 배후, 두뇌 가능성 제기돼
공식석상 나선 김주애, 김여정에게 경고일 수도

국민일보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오빠(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로 추정되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북한 권력 구도상 언제든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중적 위치의 숙명을 지닌 김 부부장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김여정, 北서 영항력 따라올 사람 없어”

더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일요일판인 선데이 타임스에서 “북한 독재 정권의 배후가 여성이라는 소문이 비밀리에 퍼지고 있다”며 “영향력과 권위에서는 그(김 위원장)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인 여동생 김 부부장을 따라올 사람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정권을 영국 튜더 왕조 헨리 8세(1491∼1547)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정권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2인자(김 부부장), 강인하고 노련한 외교 책임자(최선희 외무상), 어린 나이지만 최고 지도자와 공식 석상에 함께하면서 이름을 알린 아이의 존재(딸 김주애) 등이 유사점으로 꼽혔다.

이들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튜더 왕조는 물론 선대 북한 정권과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앞선 정권에서 북한 영부인들은 관영 매체에서 한 번도 보이거나 언급된 적이 없지만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남편과 함께 포착되는 게 일상적인 일이라고도 했다.

더타임스는 이 모든 여성 중 김 부부장을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로 짚었다. 구체적으로 “여전히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남성들이 지배하는 정치·군사 서열의 중간 계급에 있다”며 “북한 지도부의 불투명한 움직임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김 부부장이 북한에서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인물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은 “(김 부부장이) 언젠가 권위를 과시하려면 덩치가 큰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김정은을 군 지도자로 내세운 것 같다”며 “김 부부장은 배후에 있는 두뇌”라고 분석했다.

김여정, 가부장적 北에서 어떻게 권력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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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타임스는 가부장적 전통의 북한에서 김 부부장이 주요 권력자로 부상한 배경에 김 위원장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을 세운 김일성 주석에게 권력을 넘겨받은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녀 7명을 뒀는데, 그중 김정철·김정은·김여정 셋은 유년 시절 유럽으로 넘어가 가명으로 외로운 유학 생활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남매 사이에 끈끈한 관계가 됐다는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그들의 아버지는 아이들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자 하는 흥미도, 시간도, 에너지도 없었다”며 “그들은 특권을 누렸지만 고립돼 있었다. 세 사람이 당시 유대감을 형성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 두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라는 최진욱 서울전략문화연구센터 소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여동생은 김정은에게 전부”라고 했다.

정권 바뀌면 희생양 될 수도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 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 후보에 포함돼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지목됐다. 더타임스는 또 지난해 11월 공식 석상에 처음 공개된 김주애를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이 여동생에게 자신의 권력을 당연시하지 말라는 미묘한 경고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더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공개처형과 이복형인 김정남이 살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김 부부장은 지금 자신이 처한 위치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란코프 교수는 “김정은은 2인자를 원하며 김여정이 근래 그 누구보다 두드러지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2인자일 뿐”이라며 “정권이 바뀌면 곧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정권의 붕괴는 그에게 모든 것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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