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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부진에 빠진 사이… 대만 미디어텍 1위 질주


스마트폰 반도체에서 ‘변방’이었던 대만 미디어텍이 약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부침을 겪는 사이에 미디어텍은 시장 1위로 도약했다. 미디어텍은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외연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코텍스-X4(Cortex-X4)를 공개했다. ARM은 코텍스-X4의 성능이 전작 대비 15% 향상됐고, 전력 소모는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텍스-X4는 TSMC의 3나노급 N3E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미디어텍이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에서 보도했다. 미디어텍은 코텍스-X4를 채택한 디멘시티9300을 개발 중이다.


1997년 설립된 미디어텍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중저가 칩셋을 주로 공급해왔다. 성능은 뛰어나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많이 쓰이는 칩셋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과 비교해 한수 아래로 평가됐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분기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간 기준으로 퀄컴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또 2019년부터 프리미엄 AP 라인업인 ‘디멘시티’를 내놓으면서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플래그십 모델에 디멘시티를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미디어텍은 저가 AP나 만들던 회사’라는 시장 평판은 차츰 변하고 있다. 코텍스-X4를 채택한 디멘티시9300은 스냅드래곤8 3세대나 애플 A17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미디어텍은 모바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외연 확대에도 나선다. 미디어텍은 최근 대만 컴퓨텍스 2023에서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을 위한 AI 실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력을 통해 미디어텍은 새로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칩렛과 엔비디아 AI 및 그래픽 IP를 통합한 차량용 SoC를 개발한다. 릭 차이 미디어텍 최고경영자(CEO)는 “양사가 협력한 첫 차량용 칩은 2025년 말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텍의 약진은 엑시노스 부활이라는 과제를 안은 삼성전자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점유율 회복이 필요한 엑시노스에 미디어텍은 단단한 장벽이다. 한때 엑시노스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채택됐으나, 최근엔 삼성전자 중저가폰에도 미디어텍 제품이 탑재될 정도로 엑시노스 입지는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브랜드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점도 향후 미디어텍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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