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신재생에너지 바람 타고 ‘전선’ 날아오르다

강원 동해항에 정박한 포설선에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생산한 해저케이블이 실리고 있다. LS전선 제공

‘탈(脫)탄소’ 바람을 타고 ‘전선’이 날아오르고 있다. 화석연료 발전소 대신 태양광·풍력 등을 이용하는 발전소가 늘면서 덩달아 전선 수요가 급증한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선이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특효약’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전선 업계에는 따뜻한 바람이 분다.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에 뛰어들면서 시장 확대를 대비하고 나섰다.

5일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케이블의 누적 설치량은 지난해 1만600㎞에서 오는 2050년 24만500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구 둘레(약 4만㎞)를 다섯 바퀴 이상 감을 수 있는 길이(약 23만㎞)의 전선이 30년간 추가로 설치되는 것이다. 전선 업계 관계자는 “새로 짓는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기존 전력망, 전력 수요처 등과 연결하려면 다량의 전선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전선은 필수재”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전선 수요를 유발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전력 공급원의 등장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빠르게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태양광, 풍력을 중심으로 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이 107기가와트(GW) 증가한다고 내다본다. 107GW라는 수치는 독일과 스페인을 합친 전력 용량보다 크다. 한국도 같은 흐름에 있다. 현재 건설을 추진 중인 신재생 발전시설(20MW 이상 규모)은 171개에 달한다.


‘신재생 훈풍’은 전선 업체들의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LS전선의 매출은 2020년 4조8315억원에서 지난해 6조6215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 매출도 1조5698억원에서 2조4505억원으로 상승했다.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수주잔고 역시 오름세다. LS전선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3조404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5.3% 늘었다.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수주잔고 1조5482억원을 확보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LS전선은 북해 연안국(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과 대만의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대규모 HVDC 케이블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바람’에 제대로 올라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계는 HVDC에 주목한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자연환경 영향을 크게 받는다. 때문에 전력 공급이 둘쑥날쑥하다는 ‘간헐성’을 약점으로 지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HVDC 전선을 이용해 초과생산된 잉여전력을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운반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HVDC 케이블은 장거리 대규모 송전에 필요한 핵심 제품이다. HVDC 전선을 이용하면 교류(AC)전류를 직류(DC)로 전환해 송전효율을 높인다. 전력 손실이 적고 송전 거리에 제약이 없다.

HVDC 케이블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김재군 한전 신송전사업처장은 “2018년 21조8000억원 수준이던 전 세계 HVDC 시장 규모는 2030년 41조5000억원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선 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LS전선은 지난달 강원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한국 유일의 HVDC 해저케이블 전용공장(해저4동)을 준공했다. 대한전선은 세계 해상 풍력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충남 당진시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 중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