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몰린 에르도안, ‘심섹’ 회심 카드 꺼냈다

재정 파탄 위험 처한 튀르키예
비판 속 연임 성공한 에르도안 대통령
새 재무장관에 심섹 전 부총리 선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새 내각 인선을 공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세 번째 집권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며 경제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새 내각 인선을 공개했다. 수년간 이어진 물가 상승과 리라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가장 큰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연임 선서를 마친 뒤 자신의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선서 뒤 재무장관 자리에 정통적 경제 정책을 펼쳤던 메흐메트 심섹 전 부총리를 임명했다.

심섹 전 부총리는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VOA) 메릴린치에서 근무하던 투자은행가 출신이다. 튀르키예 정부에서 재무장관(2009~2015)과 부총리(2015~2018)를 지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펴 튀르키예 경제를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자국 통화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을 유발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난 경제 정책을 두고 “튀르키예 외환보유고를 적자로 만들고 국민 수백만명을 빈곤층으로 몰아넣었다”며 “튀르키예는 재정 파탄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심섹 전 부총리의 임명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하고 저금리 기조를 내세웠던 기존의 경제 정책에서 선회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불안정한 튀르키예 경제를 안정시키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심섹 전 부총리가 재무장관에 부임한 배경으로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85%에 달할 정도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민생이 악화하며 비판 여론이 강해진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부통령에도 정통 경제 관료인 세브데트 일마즈가가 낙점됐다. 외무장관은 튀르키예 국가정보청(MIT)을 지휘했던 하칸 피단이, 국방장관은 육군 참모총장 출신인 야사르 귈레르가 맡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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