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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상의 세상만사] 양육권 찾기 위한 그녀의 분투기


그녀가 전 남편과 이혼한 지도 벌써 4년이 흘렀다. 이혼하면서 그녀는 당시 열 살이던 딸을, 전 남편은 여덟 살이던 아들을 양육하기로 했다. 그녀는 딸과 아들을 모두 양육하고 싶었으나, 그녀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두 자녀를 양육할 수 없어서 부득이 아들을 전 남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아들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 아빠 몰래 전화해서 조용히 흐느낀다. “무슨 일 있냐”고 물으면 “언제 엄마와 함께 살 수 있냐”고 되묻는다. 그녀는 “아직 어리니까 엄마가 더 보고 싶겠거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빠 몰래 숨어서 전화하는 아들의 흐느끼는 목소리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지난 4년 동안 아들은 제대로 아빠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약 3년 동안은 조부모에게 맡겨졌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아들이 엄마나 누나와 전화통화조차 못 하게 했다. 아들이 엄마와 통화한 사실이 들통나면 조부모는 호통치면서 손찌검까지 했다. 그래서 아들은 몰래 전화해야만 했다.

아들이 조부모에게 맡겨진 이유는 전 남편이 직장에 다녀야 해서 낮에 아들을 돌보기가 어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새롭게 가정을 꾸린 원인이 컸다. 전 남편은 그녀와 이혼을 하고 곧이어 두 자녀를 둔 여인과 동거에 들어갔다. 그런데, 아이들 간에 싸움이 잦았나 보다. 그래서 전 남편은 아들을 조부모에게 보냈다.

그러나 당뇨와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던 할머니가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은 아빠에게 보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들은 아빠로부터 수시로 욕을 들어야 했고 체벌을 빙자한 폭행도 당해야 했다. 또한, ‘이모’라고 부르는 새엄마로부터는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아빠와 새엄마 몰래 엄마와 통화하는 일이 되었다. 아들은 그녀와 통화할 때마다 “언제 엄마와 함께 살 수 있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데려올게”라고 다독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지만,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전 남편에게 “아들을 자기에게 보내고 최소한의 양육비만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전 남편은 “아들을 데려가는 것은 좋지만, 양육비는 부담할 수 없다”고 한다. 수차례 조율을 해봤지만, 전 남편은 “양육비 없이 아들을 데려갈 건지, 아니면 지금 이대로 살 건지만 결정하라”고 할 뿐이다.

전 남편의 이기적인 태도에 양육자 변경 소송을 통해 아들을 데려오고 양육비까지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소송이 길어질 경우 아들의 고통도 길어질 수밖에 없고, 또한 그녀가 양육권을 가져온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그녀는 양육비를 포기하고 아들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경제적으로는 더 쪼들리겠지만, 아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부부가 두 자녀를 양육하는 일도 쉽지 않은 요즘 세상에 홀로 두 자녀를 양육하기는 더더욱 어렵겠지만, 아들의 행복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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