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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의욕 잃어”…손자 전우원에 보낸 이순자 문자 전문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왼쪽)가 공개한 할머니 이순자 여사와 함께 찍은 어린시절 사진. 전우원 인스타그램 캡처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할머니 이순자 여사에게 받은 원망 어린 문자메시지 전문을 공개했다.

5일 온라인에는 우원씨가 지난 1일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에서 공개한 이 여사의 문자 내용이 이목을 모았다. 우원씨는 “할머니는 굉장히 열렬하게 할아버지 입장을 대변해 말씀하셨다. 할아버지같이 강력한 지도자가 있어서 한국이 발전해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할머니의 문자를 꺼내 보였다.

앞서 우원씨는 지난달 9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도 해당 문자의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라는 내용만 공개됐었다.

전우원씨에게 할머니 이순자 여사가 보낸 문자메시지.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 캡처

손자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 여사는 “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충격을 받아 살아갈 의욕을 잃었다”며 “(네가) 할머니를 보러 여러 번 찾아왔는데도 만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너의 기억의 출처는 모두 16년 전 우리 집을 떠난 너의 어머니의 것으로부터 온 것인 듯하니 한번 물어보라”며 “핏덩이인 너를 낳자마자 옥바라지 중인 나에게 맡겨놓고 일본으로 쫓아간 사람이 누구였냐고. 낮에는 자고 밤마다 울어대는 너를 업고 밤새도록 업어 키운 사람이 누구였냐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말세라 해도 이럴 수는 없는 법”이라며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뒀던 금붙이와 은붙이를 모두 팔아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는 명문대학을 졸업시켜 놨더니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하느냐”고 질책했다.

끝으로 그는 “할아버지께서 하신 일에 대해서는 본인이 무한 책임을 진다고 하셨으니 본인이 책임지도록 해드리고,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지난 3월 31일 오후 광주 동구 옛전남도청 별관을 찾아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씨는 ‘최근 할머니와 소통한 적이 언제냐’는 질문에 “소통다운 소통을 한 적은 없다. (할머니가) 형과 저를 초대한 그룹 채팅방에서 전화를 거셨다. 근데 두려움 때문에 전화가 오는데도 못 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할머니도 정말 잘못된 거짓을 사실로 알고 있는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할머니도 언젠가는 돌아가시기 전에 피해자분들 다 찾아뵙고, 할머니가 이때까지 모르셨던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해본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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