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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여학생 겨냥…아프간 독극물 공격 “90명 중독돼”

“두 초등학교서 각각 60명, 17명의 여학생 독극물 중독”
교사와 직원 등까지 하면 90명 중독
탈레반 측 “개인적 원한에 의한 공격” 설명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사립대학교 앞에서 시위하는 여학생들. AF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집권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겨냥한 독극물 공격이 발생했다. 아프간에서 6학년 이하 초등생에 대해서만 여학생 교육이 허용되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공격으로 80명 가까운 초등 여학생이 독극물에 중독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탈레반 당국은 이번 공격이 “개인적 원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탈레반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지난 3일과 4일에 걸쳐 북부 사리풀주(州) 산차라크 지역에서 발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모함마드 라흐마니 주 교육국장은 “나스완-에-카보드 아브 학교에서 60명, 나스완-에-파이자바드 학교에서 17명의 여학생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두 학교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 라흐마니 국장은 “두 학교는 차례로 타깃이 됐다”며 “중독된 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피해는 학생들 뿐이 아니었다. 무프티 아미르 사리풀리 주 공보문화부 국장은 신화통신에 “학생 77명과 교사 7명, 학부모 5명, 직원 1명이 중독됐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당국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제 3자에게 돈을 지불한 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독극물 공격이 어떻게 이뤄졌으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어떤 증상 등을 겪었는지, 독극물 종류는 무엇인지,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웃 나라인 이란은 지난해 11월부터 여학교들을 중심으로 독극물 중독 사태가 잇달아 발생해 논란이 돼 왔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에 성공한 후 이런 형태의 공격이 처음 발생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여학생의 경우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제외한 6학년 이하 초등생에 대해서만 교육이 허용되고 있다.

아프간 1차 통치기(1996∼2001년) 때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앞세워 오락을 금지하고 도둑의 손을 자르는 등 공포 통치를 펼쳤던 탈레반은 이번 재집권 후에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런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에 대해서도 등교를 허용한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꿔 이를 막아서기도 했다.

또한 놀이공원, 헬스장, 공중목욕탕에 여성 출입을 금지했고,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했다. 여성에게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시켰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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