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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성조기 흔들며 기습 시위…“中, 자유민주주의 국가 돼야”

시위 여성, 전단 뿌리다 보안 요원에 제압
CNN “외국 이주 홍콩인들이 천안문 추모 불꽃 이어가”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 주변에서 지난 3일 한 여성이 성조기를 흔들며 1인 시위를 벌이다 보안 요원에게 제압 당하는 모습.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중국 당국이 천안문 민주화 시위 34주년을 맞아 도심 곳곳을 통제한 와중에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서 미국 국기를 든 여성이 “중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돼야 한다”고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중국 공산당과 체제에 대한 공개 비판이 제한된 중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잦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명보는 5일 중국 인권 사이트 웨이취안왕을 인용해 지난 3일 베이징 국가체육장 주변에서 한 여성이 1인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높이 3m 정도 되는 구조물에 올라가 성조기와 현수막을 흔들었다. 또 그가 뿌린 것으로 보이는 전단에는 “중국은 세계를 포용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돼야 한다. 탈출하고 싶은 곳이 아니라 누구나 오고 싶은 나라가 돼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곧이어 보안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이 황급히 계단을 타고 올라가 성조기와 현수막을 압수하고 여성을 넘어뜨려 제압했다. 당시 국가체육장에는 공연을 보러온 시민들이 많았고 이들이 촬영한 영상이 SNS 등을 통해 퍼졌다. 시위를 벌인 여성의 신원과 후속 상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돌발 시위는 천안문 광장과 주요 고가도로 등의 경비가 한층 삼엄해진 가운데 벌어졌다. 명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 직전 ‘시진핑을 파면하자’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던 쓰퉁차오 입구와 난간에 설치됐던 도로 표지판이 최근 사라졌다고 전했다. 6·4 천안문 시위 기념일을 앞두고 반시진핑 시위의 상징이 된 이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쓰퉁차오 현수막 시위 이후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당시 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민주주의, 법치, 표현의 자유 등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면서 제2의 천안문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 홍콩 경찰은 4일 검문에 불응한 1명을 체포하고 2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검은 옷을 입거나 꽃을 든 사람, ‘5월 35일’ 등 천안문 시위 관련 물건을 소지한 사람들이 검문 대상이 됐다. CNN은 “천안문 시위 기념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린 곳은 해외”라며 “외국으로 이주한 홍콩인들이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불꽃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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