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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관 교수 “산후조리원 대신 차라리 현금받아 엄마 원하는 거 하라”

난자 동결·산후조리원 비용 지원에 조언
서울시 “사회적 공감대 필요”

전종관 서울대 교수(왼쪽)가 앞선 5일 서울시에 열린 다태아 부모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다태아 분만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전종관 서울대병원 교수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미혼 여성이 주로 하는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문제, 광범위하게 퍼진 산후조리원 문제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학적인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해 세심하게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전 교수는 앞선 5일 자신이 집도한 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 부모와 함께 오 시장을 만나 저출생 극복방안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전 교수는 6일 국민일보 통화에서 “난자 동결은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 지원할 문제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 시비 10억원을 투입해 20~40세 여성 500명에게 최대 200만원씩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었다.

전 교수는 “우선 난자 동결을 위해선 주사를 써서 여성의 과배란을 유도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채취 과정도 피 뽑듯이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난자 동결은 배우자가 정해지지 않은(결혼 계획이 없는) 여성이 하다 보니 실제 난자를 채취 후 얼마나 쓰게 되는지도 알 수 없다”며 “동결을 해놓았지만 쓰지 않아 결국 버려지는 난자도 있어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예산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간 1100여명이 난자 동결 시술을 하고 있으며 사용률은 약 10% 정도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회에 광범위하게 유행하고 있는 산후조리원의 경우 오히려 산모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임산부들은 아이를 낳으면 바로 활동해야 한다. 일상에 빨리 복귀하면 할수록 회복이 빨라진다”며 “또 이렇게 움직여야 혈전증 빈도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혈전증은 몸의 피가 쉽게 굳는 병으로, 임산부는 출산 이후에도 혈전증 위험이 크다. 신생아 10만명당 산모가 사망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모성 사망비는 우리나라의 경우 열 명 전후다. 이 가운데 혈전증으로 사망한 산모는 세 명 수준이다.

전 교수는 “사망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혈전증을 앓은 산모를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혈전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찍 활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내 정서상 산후조리원이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데 대해선 “잘못된 정서”라며 “산후조리원에 갈 돈을 현금으로 받아 산모가 하고 싶은 걸 하고, 먹고 싶은 걸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송파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 중이고 서대문구에서도 조만간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엄마들이 모인 ‘맘 카페’ 조사를 해보면 산후조리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이 70% 정도”라며 “의학적 견해와 엄마들의 의견이 달라 사회적 공감대가 모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산후조리원은 태아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전 교수는 “산후조리원에 신생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거 자체가 감염 위험이 크다”며 “또 엄마와 아기의 접촉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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