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정유정 사패 검사결과 ‘비정상’…“걔 이상” 동창 댓글도

사이코패스 검사서 ‘정상인 범주’ 넘어서
학창시절 내성적…“착한 애인 줄 알았는데”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정유정의 신상 공개 사진. KBS 보도화면 캡처,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에서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그의 고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와 이목을 끌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정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분석된 검사 내용으로 정씨는 정상 범주에 들지 못하는 ‘비정상적 특이성향’을 갖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엿보이지만 사이코패스로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7일 검찰에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이코패스 판단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 맞는 인자들이 포함돼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면서도 “정씨는 제가 보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분명히 그 영역 안에 들어와 있다. 범죄의 잔혹성과 계획성, 피해자에 대한 공감이 없었던 점은 분명 사이코패스의 영역”이라고 이날 연합뉴스TV에 말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온라인에는 정씨와 학창시절 동창이었다는 이들의 증언이 나왔다. 해당 글들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럴 법한 내용이 이목을 모으며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 나갔다.

정씨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네티즌 A씨는 한 유튜브 채널 댓글에 “(정씨의) 연락처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같은 반이었는데 그때도 사람과 못 어울리고 이상했었다. 엄청 내성적이고 목소리도 작아서 착한 애인 줄 알았는데 진짜 충격이다”고 적었다.

이어 “저도 내성적이어서 항상 내성적인 애들과 어울리다 보니 학기 초반엔 (정씨와) 계속 같이 다니면서 얘기도 했었는데 기묘하다”며 “솔직히 느리고 말 없고 멍하고 사회성만 떨어진다고 생각했지 악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망상에 사로잡혀서 살인이라니 참”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친구가 정씨와 동창이었다는 네티즌 B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구가 살인범 정유정 저 사람이랑 동창이었다는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씨가) 옆 동네에 같은 나이라 안 그래도 섬뜩했다”면서 “(친구가) 동창이었다면서 졸업사진을 보여줬다. 학교 다닐 때 존재감이 없었는지 다른 친구들이 알려줘서 알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유정 동창이라고 주장한 네티즌의 글. 유튜브 캡처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 인근 풀숲에 버린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범행은 혈흔이 묻은 가방을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포렌식 결과 정씨는 공무원 시험 등 취업 준비를 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소에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본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살인을 저지른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캐리어를 챙겨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사건 당일 정씨는 과외 학생인 척하기 위해 중고 교복을 사입고 피해자 집으로 갔는데, 범행 이후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이어 마트에 들러 흉기와 락스, 비닐봉지 등 물품을 구입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뒤 여행용 가방을 챙겨 피해자의 집으로 돌아와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거 직후 “이미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나에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등의 거짓말을 일삼다가 체포 닷새 만인 31일 결국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정씨의 구속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