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가해男, 내 주소 달달 외워…공포”

피해자 직접 방송 출연해 호소

지난해 발생한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 당시 CCTV 원본 영상이 공개됐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가해자가 구치소에서 내 주소와 주민번호를 계속 달달 외우고 있다더라”며 보복 등에 대한 공포를 호소했다.

지난해 5월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사건의 피해자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 살인미수로 바뀌었을 때 마치 수시로 대학에 합격했을 때처럼 방방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성폭행 피해 사실이 드러난 것을 기뻐했겠나”면서 “기뻐서 너무 신났다가 뭔가 이질감이 느껴진 건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성범죄 당했다’ 누가 얘기하고 싶어 하겠나”라며 “그런데 아직도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덜 겪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가해자 B씨는 애초 살인미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달 31일 검찰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혐의를 강간살인미수로 변경하고 징역 35년을 구형한 상태다.

사건 당시 A씨는 B씨의 폭행에 의식을 완전히 잃었다가 주민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당시 상황은 CCTV로 공개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그런데 CCTV 영상에 찍히지 않은 공백 시간 7~8분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A씨는 “(병원에서) 언니가 환자복으로 갈아입혀 주면서 ‘너 속옷을 안 입었냐’고 질문해 ‘무슨 소리야, 난 아닌데’라고 대화를 했다. (언니 말이) 오른쪽 종아리에 속옷이 걸쳐져 있었다고 하더라”면서 “그때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완전한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CCTV를 보면 알겠지만 너무 정상적으로 걷고 있었고 술을 거의 안 먹은 상태였다”면서 “구두를 신고 굉장히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속옷은 한쪽 다리에 걸치고 있었다는 게 이상했다”고 했다.

A씨는 애초 B씨 공소장에 성추행 혐의가 빠진 점에 대해 “사건 직후 제가 부상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에 범인을 색출하는 DNA 검사는 주로 이루어졌는데 성범죄 때 주로 하는 체내 검사라든가 청바지 안쪽의 검사라든가 이런 것들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된 후 지난해 11월 5일 네이트판에 올린 글의 일부. 네이트판 캡처

A씨는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다행히 오른쪽 하반신 마비는 풀려 계속 재활 중이다”면서도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불안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2시간 만에 잠을 깬다. 체중이 10kg 정도 줄어들 정도로 아직 기력은 없다”고 전했다.

B씨 공소장의 죄명이 변경되고 검찰 구형량도 높아졌지만 B씨가 여전히 보복 등을 운운하는 가운데 A씨는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제가 확인차 구치소 동기분한테 연락했다. 그 동기가 ‘제가 이런 아파트 이름을 들었는데 거기 사시느냐’고 묻더라. 가해자가 구치소 안에서 제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달달 외우고 있다고 했다”면서 “탈옥해서 때려죽인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섬뜩했다”고 했다.

A씨는 최근 한 유튜버가 가해자 신상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제보한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사실 나는 합법적인 절차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 계속 청원도 넣고 있는데 거절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적 보복 같은 공개가 아니라 정상적인 신상공개절차에 따른 공개를 원한다는 취지다.

A씨는 그러면서 “그냥 저 좀 살려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일단 이 사건 자체가 그냥 살인 미수가 아니라 어쩌다가 살인이 미수에 그친 것이다. 입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것 때문에 제가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가해자가) 제 상세 주소를 알고, 보복하겠다, 탈옥하겠다, 나가서 때려죽이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만약 풀어준다면 저는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재판이 끝나고 꼭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사건 이후 혼자 어디도 가지 못했다. 다시 나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 사실 그냥 다시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