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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변신’… 식량부터 광물·친환경까지 “공급망 갈등이 기회”


포스코그룹의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50% 가까이 급등했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전기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2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면서 오름세를 탄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차전지 소재용 원료 공급사로 거듭나면서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종합상사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7일 분석했다.

종합상사가 ‘탈중국’ ‘친환경’ 바람을 타고 도약한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배터리·수소 등의 친환경 자원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데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종합상사의 역량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무역(트레이딩) 기능을 넘어 광물·곡물 사업권을 직접 따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뛰어들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글로벌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대대적 변신에 나섰다. 철강 트레이딩 외에 식량 사업을 확대하고, 2차전지 원료 사업에도 진출한다.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까지 호주 북미 등에서 현지 영농기업과 합작해 서울시 면적의 약 15배 규모인 86만 헥타르(ha) 경작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식량 생산량 710만t을 달성해 세계 10위권 메이저 식량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원료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달 29일에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이자 탄자니아 기업인 파루 그라파이트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25년간 총 75만t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박 원료 공급·폐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사업 등으로 2차전지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친환경·재생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지난 2020년 10월 한국에선 비금융권 최초로 ‘탈(脫)석탄’을 선언한 이후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태양광 개발 등 친환경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텍사스주에서 진행하는 태양광 개발 사업으로 지난해 총 4800만 달러에 이어 올해 1분기에만 2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9월 호주에 신재생 법인을 신설하면서 태양광 개발 사업의 대상 지역을 넓히고 있다.

LX인터내셔널도 친환경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충남 당진시에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을 구축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7년까지 27만킬로리터(kL) 규모의 LNG 저장탱크 2기, LNG선박 부두 등을 조성한다.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원료인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광산 투자도 검토 중이다. LX인터내셔널은 “인수합병 및 지분 투자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합상사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에너지·자원 확보 경쟁이 자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다툼으로 ‘자국 우선주의’ 바람이 거세지는 것도 종합상사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교역 경험을 갖춘 종합상사가 공급망 재편의 시대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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