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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쪼그라든 ‘인생 첫 차’ 준중형 세단… K3는 단종 유력


소비자들에게 ‘생애 첫 차’로 많은 선택을 받았던 준중형 세단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될 때마다 몸집을 키우는 소형차와 플래그십(기함) 대형 세단 사이에서 위치가 애매해져 버린 탓으로 풀이된다.

6일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톱10’에 준중형급 차량은 3개 차종이 포함됐다. 도요타 코롤라(1위), 혼다 씨빅(3위) 폭스바겐 골프(6위) 등이다. 2020년에는 여기에 SUV인 폭스바겐 티구안이 추가됐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코롤라 단 1개 차종만이 이름을 올렸다. 코롤라가 전체 1위를 지키며 준중형 차량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판매량은 108만3665대에서 90만4346대로 약 16.5% 감소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인 중국만 놓고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 1~7위 가운데 6개 차종을 준중형 세단이 싹쓸이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단 2종만이 이름을 올렸다. 초소형 전기차 홍광 미니(상하이GM우링)가 빠르게 도약했고, 차량 크기에 제약을 받지 않는 중소도시에서 덩치가 큰 SUV가 많이 팔렸다.


준중형 세단의 퇴장 분위기는 유럽에서도 감지된다. 오랫동안 판매량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골프의 몰락이 이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골프는 2018년에 유럽에서 판매량 50만8682대를 기록해 베스트셀링카에 올랐었지만 지난해 64.4%나 급감한 18만878대에 그쳐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골프의 부진은 2015년 9월 폭스바겐이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적게 조작한 ‘디젤게이트’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픽업트럭과 중형급 이상 SUV가 강세인 미국에선 2018년 이후 준중형 세단이 한 번도 ‘톱7’에 들지 못했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공간 활용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하면서 SUV 모델 선호가 높아지고 중소형 세단 수요가 감소하는 등 자동차의 표준형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형 소형차의 몸집을 키워 출시하는 경향도 준중형 차량의 입지가 줄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 코나,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렉스 등 소형차들은 전부 기존보다 크기를 키웠다. 한국의 대표 준중형 세단인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의 K3는 둘 다 단종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K3는 지난해 출시한 연식변경 모델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판매 부진이 원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K3는 전년 대비 21.3% 줄어든 2만70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판매량은 5237대로 1년 전(9647대)의 반토막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동화 전환 추세에 따라 모든 내연기관차의 단종은 정해진 수순”이라며 “판매량이 저조한 차량부터 단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근 단종된) 스팅어의 다음 타자는 K3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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