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던 대출금리, 은행채 발행 확대에 ‘꿈틀’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연합뉴스

은행권의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가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주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대출금리도 연쇄적으로 다시 뛸 가능성이 커졌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4.103%로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3.880%)과 비교해 0.225% 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6개월물 역시 3.578%에서 3.815%로 0.237% 포인트 높아졌다.

은행채 금리가 오른 건 발행액이 급증한 탓이다. 통상 공급 물량이 늘면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는 오르게 된다. 은행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공해야 채권이 팔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발행된 은행채는 24조7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10조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월별 순발행액은 1월 –4조7100억원, 2월 –4조5100억원, 3월 –7조4100억원, 4월 -4조7400억원 등 꾸준히 감소하다가 지난달 959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지난 4월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가 만기 도래 물량의 100%에서 125%로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 한도를 규제했다. 우량물로 평가받는 은행채 물량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거나 금리 매력이 떨어지는 공사채, 회사채는 시장에서 구축될 수 있는 탓이다. 올해 6월부터 하반기까지 124조원 규모의 은행채가 만기 도래를 앞둔 만큼 은행권은 차환을 위한 신규 은행채 발행을 늘릴 전망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완화됐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곧 정상화되는 점도 은행채 추가 발행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한시적으로 LCR 규제 비율을 92.5%로 낮췄지만 다음 달부터 95%로 높이기로 했다. LCR은 향후 한 달간 빠져나가는 자금 대비 예금·국공채 등 자산 비중을 나타낸 유동성 지표다. 이 비율을 높이려면 보유 자산을 늘려야 한다. 은행들은 채권을 발행해 현금을 쌓으려는 유인이 생긴다. 실제로 지난달 대형 시중은행들은 한도 수준까지 은행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최근 안정세를 찾았던 주담대 변동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 은행채 금리는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다. 가계 및 기업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은행채 금리는 은행 대출 기준금리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은행채 금리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연초 크레딧 강세에 힘입어 AA급 이상 우량등급 발행사 중심의 순발행 기조가 나타나며 기업의 은행 대출 수요가 감소했다”며 “신용시장 내 양극화 흐름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수요는 지속되겠으나 대기업 대출 수요 감소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 금리 변동성과 단기 금리 상승 속 수급 우려가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연내 시중은행 순상환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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