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백화점 매장 폐쇄까지…세계는 ‘절도’와 전쟁중

한 고객이 지난해 11월 25일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에 있는 월마트 주차장에서 쇼핑 카트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오프라인 쇼핑이 다시 늘고 셀프 계산대가 보편화하면서 ‘절도 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7일 보도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생활형 절도’가 급증해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깊다.

영국은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1~9월 절도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영국의 소매업 컨소시엄은 지난해 절도가 2016~2017년보다 500만건 많은 790만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슐만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10%(약 3000만명)는 규칙적으로 절도를 저지르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유사한 추세가 보고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 약 3200건 절도가 발생했는데, 2021년보다 600건 더 많은 수치다. 홍콩에서는 올해 1~2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1207건이 기록됐다.

SNS 플랫폼인 ‘텀블러’ 등에는 도둑질 수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성행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훔치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퍼지면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일부에서는 약탈 수준의 절도가 발생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대형마트 체인 월마트는 지난 4월 극심한 절도에 시달리던 시카고 매장 4곳을 없앴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하와이 메릴랜드의 매장을 닫았고 잡화 체인 타깃은 메릴랜드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의 매장을 없앴다. 이들 업체는 절도로 수백만 달러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과 삭스 오프 피프스, 티모바일 등 매장이 문을 닫았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품목은 주류와 화장품, 의류 및 액세서리, 전자제품, 식료품 등이라고 SCMP는 전했다.

셀프 계산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캔워치’의 공동 설립자 사울류스 코케나스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절도는 생활비 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생활형(Casual) 절도범’이 증가하고 있다”며 “절도범들은 처음에 셀프 계산대를 먼저 노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보안 업체 ‘센세매틱 솔루션’의 다렌 응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도 “코로나19 이후 여러 지역에서 일상적인 절도가 많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절도 증가에 업체들은 보안 장비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RFID(무선 주파수 식별) 태그와 같은 스마트 바코드를 상품에 부착하고 추적하는 식이다. 도난 흐름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도 활용한다. AI 기술로 고객의 얼굴을 스캔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시도도 이뤄지는데, 감시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다.

일각에선 절도 관련 단속과 처벌이 약하다고 비판한다. 미국 38개 주에서는 1000달러(약 130만원) 이상의 상품을 훔치지 않는 한 ‘중범죄’ 절도로 보지 않는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