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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거부합니다”…항일 순교자 ‘최인규 권사’를 아시나요?

기감 동부연회, 평신도 최인규 권사를 조명한 뮤지컬 제작

‘항일 순교, 순국자 최인규’ 뮤지컬 배우들이 지난 3일 원주 큰나무교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기감 동부연회 제공

“하나님만이 경배의 대상이요, 다른 신은 경배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신사참배는 절대로 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한 평신도가 재판정에서 한 말이다. 그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체포돼 감옥에서 순교했다. 최인규(1881~1942) 권사의 이야기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동부연회(감독 김영민 목사)는 최근 최 권사의 이야기를 ‘항일 순교, 순국자 최인규’ 뮤지컬로 제작했다.

기획을 맡은 류호정 철원소망교회 목사는 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제강점기 다수의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신사참배 등 일본의 정책에 순응했다”며 “평신도인 최 권사는 이를 거부했는데 그의 애국심과 신앙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황성요배와 신사참배, 황국신민서사, 창씨개명 등 일제의 4가지 정책을 거부하다 순교한 최 권사를 조명했다.

교인들과 뮤지컬 배우들이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감 동부연회 제공

최 권사는 ‘돌아온 탕자’다. 기감 한국감리교인물사전에 따르면 최 권사는 1881년 강원도 삼척군(현 삼척시)의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다. 순탄한 삶을 살 줄 알았던 그는 부인이 긴 투병으로 사망하자 술로 세월을 보냈다.

최 권사는 43세가 되던 1924년 주변의 권유로 북평교회(현 북평제일감리교회)에 출석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김기정 담임목사로부터 신앙생활에 대한 지도를 받으며 믿음을 키워나갔다.

최 권사는 교회 소모임인 속회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속장과 주일학교 교사로서 교인들을 섬겼으며 신앙심을 인정받아 8년 만인 1932년 권사가 됐다. 그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1940년 5월 체포됐다. 최 권사는 고문과 잦은 단식으로 몸이 쇠약해졌고 결국 1942년 겨울 대전형무소에서 눈을 감았다.

역경 속에서 흔들리지 않았던 최 권사의 믿음은 누구보다 특별했다. 신사참배를 하면 석방시켜 준다는 등의 유혹이 있었으나 끝까지 거부했다. 류 목사는 “평신도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며 “신앙 선배의 삶을 통해 교인들이 올곧은 신앙을 갖고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주 큰나무교회(김홍구 목사)는 지난 3일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교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최현숙 권사는 “신앙의 절개를 지킨 평신도의 삶을 통해 다시 한 번 믿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부터 전체적인 이야기가 모두 감격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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