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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시각장애인 차별’ 2심도 “서비스 개선해야”

다만 차별에 따른 위자료 청구는 기각 “고의·과실 보기 어려워”
1심 “1인당 10만원 지급” 취소

국민일보 DB

대형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들이 시각장애인의 이용을 돕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차별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해달라는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김인겸 이양희 김규동)는 8일 임모 씨 등 1·2급 시각장애인 963명이 지마켓, SSG닷컴, 롯데쇼핑을 상대로 각각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쇼핑몰 운영업체들에 대해 “대체 텍스트를 미흡하게 제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차별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화면 낭독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상품 광고와 상세 내용 등의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고 선고한 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1심에서 ‘청구인 1인당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부분은 취소했다.

각 웹사이트에 상품을 직접 등록하는 업체들의 협력을 끌어내기 어려운 현실과 이미지를 텍스트로 구현할 수 있는 현재의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온라인쇼핑몰의 차별 행위가 고의·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또 쇼핑몰들이 현재까지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상당히 노력해온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임씨 등 시각장애인들은 2017년 9월 “온라인쇼핑몰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전자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1인당 2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1심은 2021년 2월 온라인 쇼핑몰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항소심 판결이 나온 후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재판부가 장애인 차별 문제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여전히 보수화돼 있다”며 “해외 사례나 판례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쇼핑몰에 접근성 개선을 권고하는데, 이 소송을 벌여온 7년간 시각장애인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없었다”며 “6개월 안에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희 디지털접근성진흥원장은 “위자료 액수보다는 장애인의 권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며 상고할 뜻을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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