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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 유가족 피해 새벽 출근…유가족 “사퇴하라”

출근 저지나선 유가족 피한 듯
유가족 구청장실에서 항의
박 구청장 입장 발표 안 할 듯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잠겨있는 구청장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지 하루 만에 구청장직에 복귀했다. 박 구청장은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참사 유가족들을 피해 새벽 시간대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노한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용산구는 8일 오전 8시30분쯤 박 구청장이 출근해 정상적으로 직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속 기소된 상태였던 박 구청장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으면서 석방됐다. 이에 따라 김선수 부구청장 권한대행 체제가 종료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직무정지 조건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개인 연차를 써서 쉬거나 복귀를 해야 한다”며 “구청장은 구정 공백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강해 업무 복귀 의지가 강했다. 복귀 뒤 부재중에 있었던 업무에 대해 파악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구청장은 이날 공무원들의 일반적인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일찍 출근했다. 취재진도 자택과 구청 집무실, 주차장 등에 오전 7시쯤부터 진을 치고 있었지만 박 구청장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용산구는 정확한 출근 시간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이 이른 시간에 출근한 것은 전날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에서 ‘출근 저지’를 공언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가족 수십여명은 이날 오전 7시50분쯤 용산구청 앞에 모여 박 구청장의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유족들에게 오전 8시15분쯤 구청장이 이미 출근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들은 구청 9층 구청장실 앞으로 이동해 출근 여부 확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일부 유족들은 거세게 문을 열려고 시도하며 구청 직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대치를 이어가던 유가족들은 오전 8시50분쯤 “(문을 열지 않는 것은) 우리를 진상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진입 시도를 중단한 뒤 구청 정문으로 이동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미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기자회견에서 “박 구청장이 이미 출근을 했다는 이야기에 구청장실로 올라갔지만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며 “잘못한 것을 사죄할 줄도 모르는 자가 공직자로서 제대로 된 업무수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박 구청장은 사퇴하라”라고 비판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도 특별한 입장 발표 없이 구청으로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족들은 출근 시간대 구청을 찾아 사퇴 촉구 피케팅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 구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 관계자는 “유족들과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니 일선 몇몇 부서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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